작아서 귀한 우리꽃

박종근 2024. 7. 2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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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SHOT
강원도 고성 천진호 한 귀퉁이. 잠길 듯 물 위로 꽃을 피운 각시수련에 실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와 알을 낳고 있다. 각시수련은 세계적으로 강원도와 황해도의 습지에서만 매우 드물게 자라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애기수련’으로도 불리는데 흰색 꽃의 지름이 3㎝ 내외로 500원 동전보다 작고 잎의 크기도 1.5~5.5㎝에 불과하다. 식물 이름에서 ‘각시’는 ‘크기가 작고 앙증맞다’는 의미다. 또 ‘수련(睡蓮)’은 ‘잠자는 연꽃’이라는 의미다. 해가 뜨면 물 위로 꽃대가 올라와 피고, 해가 지거나 흐린 날에는 꽃잎을 닫고 물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일제강점기 조사 때 서울 태릉과 전북 전주, 부산 온천장 일대 등 전국에 분포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자취를 감췄다가 2012년 환경부 조사에서 자생지가 발견돼 멸종위기 Ⅱ급 생물로 분류해 보호하고 있다. 한편 각시수련과 생김새와 유전자 염기서열까지 비슷한 ‘꼬마수련’도 2014년 서식지가 발견됐는데, 꽃의 지름이 5㎝, 잎의 크기는 6~10㎝ 내외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련의 대부분은 미국수련이다.

사진·글=박종근 기자 park.jo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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