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올림픽…브레이킹·서핑·스케이트보딩 등 놀이로 메달 경쟁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선 9개 종목(레슬링·사격·사이클·수영·역도·육상·체조·테니스·펜싱)이 열렸다. 오랜 전통을 지녔고, 전쟁과 사냥에서 발달한 종목들이 대다수였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중의 취향은 바뀌었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와 열기가 낮아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빠르고 역동적인 종목들을 품에 안았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브레이킹이 대표적이다. 과거 ‘비보잉(b-boying)’이라 불리던 브레이킹은 70년대 초반 미국 뉴욕에서 발전한 힙합문화의 한 장르였다. 비트에 맞춰 번갈아 경연을 펼친 뒤 승패를 가리는 ‘배틀’을 벌였는데 스포츠로 발전했다. 문화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각광받고 있어, 개최국 자격으로 브레이킹을 넣었다.
이번 대회는 개인전만 열리며 1대1로 60초씩 번갈아 무작위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기술성·다양성·독창성·수행력·음악성을 평가해 승자를 가린다. 남녀 16명의 선수가 조별리그를 거쳐 토너먼트를 치른다.
브레이킹 강국인 한국은 베테랑 김홍열(40·활동명 홍텐·사진)이 나선다. 김홍열은 세계 최고 권위인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서 3차례(2006·2013·2023년) 우승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한 스포츠클라이밍은 위험과 극한을 즐기는 대표적인 익스트림 스포츠다. 일대일로 인공암벽을 빠르게 올라가는 스피드, 줄을 매달지 않고 퍼즐처럼 설치된 홀드를 잡고 코스를 통과하는 볼더링, 6분 안에 15m 벽을 누가 더 높이 올라가는지 겨루는 리드 3종목이 펼쳐진다.
도쿄에선 남·녀 금메달 1개씩이 걸려 세 종목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겼다. 이번엔 스피드와 볼더링/리드, 2개로 늘어났다. 한국 대표 이도현(21)과 서채현(20)은 2세 선수란 공통점이 있다. 이도현의 아버지는 도쿄 올림픽 대표팀을 이끈 이창현 전 감독이고, 서채현의 부친은 파리 올림픽 사령탑인 서종국 감독이다. 도쿄에서 세 걸음이 모자라 메달을 놓친 서채현은 스피드가 분리돼 메달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핑도 도쿄에 이어 다시 채택됐다. 서핑은 파리에서 1만5800㎞ 떨어진 태평양의 타히티에서 열린다. 올림픽 역사상 개최지에서 가장 먼 곳이다. 프랑스령인 타히이의 테아푸후 해안은 서핑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스케이트보딩은 서핑과 조상이 같다. 파도를 탈 수 없는 계절에 캘리포니아의 서퍼들이 바퀴를 단 보드를 탔다. 80년대 자유와 반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엑스 게임으로 꼽힌다. 몸이 가벼워야 유리해 10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다. 언덕이나 곡면으로 이뤄진 코스를 따라 공중에서 트릭(기술)을 선보이는 파크와 도시와 유사하게 설치된 계단·핸드레일 등 장애물 코스에서 경기를 하는 스트리트, 2종목이 열린다.
스케이트보딩은 파리 도심 한복판인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곳이다. 18세기 프랑스혁명의 중심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경기가 펼쳐진다. 콩코르드 광장에선 브레이킹과 3X3 농구,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도 열린다. ‘길거리 농구’로 불렸던 3X3 농구는 빠르고 박진감이 넘친다. BMX 프리스타일은 1분 동안 벽과 점프대 같은 장애물을 활용해 다양한 공중 동작을 선보이는 경기다. 큰 음악을 틀고, 선수와 관중이 함께 호흡한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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