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환불 중단” 티몬 피해자들 ‘밤샘 항의’…오후엔 부상자도 발생
환불 받았다는 350명 가운데 130명 누락돼
티몬 정산 피해자들, 밤새 티몬 본사 점거 항의
문 부수려는 이들, 밀치는 이들로 낙상사고도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신사옥 일대와 삼성동 위메프 사옥 일대는 환불을 요구하러 온 인파로 연이틀 북새통을 이뤘지만, 결국 환불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폭염 특보가 발효될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분노가 극에 달한 피해자들이 모이면서 티몬 신사옥에서 총 7건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7명의 부상이 있었으며 이 중 2명은 낙상으로 병원에 이송됐고, 5명은 무더위로 인한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앞서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저날 오후 “현실적으로 1000명밖에 안 될 것 같다”고 환불 접수 인원을 제한한데 이어 환불을 받은 인원이 35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채 환불이 사실상 중단됐다. 여기에 350명으로 알려진 환불 받은 이들 가운데 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도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티몬 사옥 점거가 계속되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환불절차가 중단된채 밖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은 지하 1층으로 강제진입을 시도하는 일도 있었다. 이들은 티몬 관계자와 면담하고 입장 표명을 요구하려 했으나 경찰 저지로 내려가지는 못하고 언쟁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앞서 티몬 본사로 모여든 피해자들은 지난 24일부터 티몬과 위메프 본사 앞을 돌아다니며 환불을 위해 뛰어다녔다. 지난 25일부터 위메프가 일부 금액 환불을 시작하자 분노한 피해자들은 티몬 신사옥을 점거했고, 티몬 측이 환불 한도로 ‘30억원’을 언급하면서 전날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환불이 시작됐다.
티몬 측의 환불 소식에 티몬 본사로 모여든 피해자들은 새벽부터 수기로 대기번호 명단을 작성했는데 명단은 2000명을 훌쩍 넘었고, 티몬이 온라인으로 대기번호를 받기로 했음에도 수기 명단 작성은 계속돼 3000명을 넘겼다.
하지만 환불에 속도가 붙지 않고, 뙤약볕에 기약 없이 기다리는 피해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안전사고 우려가 커졌다. 환불 접수를 진행할 티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절차도 계속 바뀌면서 피해자들의 혼란도 계속됐다.
기존에는 환불 신청서에 수기로 내용을 적어 접수하는 방식이었지만 이후 네이버폼 접수로 변경됐다. 그러나 이 역시 연결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다시 수기 작성으로 전환했다. 오전 10시경에는 QR코드로 접수해달라는 안내가 나오면서 피해자들이 혼선을 빚는 촌극도 있었다.
새벽 2시부터 와서 기다렸던 A씨는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접수를 했는데 아직도 돈을 못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현장을 티몬 직원이 아니라 정산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게 지금 상식적인 상황이냐”라고 따졌다.
실제로 새벽부터 전날 환불처리를 도운 것은 피해자들이었다. 이들은 티몬 본사 앞에서 대기 순번을 만들고, 환불 처리를 도왔다. 다만 환불처리가 더뎌지면서 일부 화난 피해자들이 본사 안을 점거한채 환불처리 될때까지 본사를 떠나지 않았고, 이들과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환불 접수를 마치고 집에 돌아갔다가 환불이 되지 않자 ‘입금이 되지 않는다’라며 사옥 앞을 재방문하는 일도 잦았다.
서울 위메프 사옥은 전날 오전 10시께 한 직원이 ‘오늘부터는 현장 접수 대신 온라인과 고객센터 중심으로 환불 접수를 한다’는 공지를 붙이면서 대기하던 고객 100여 명이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발생했다. 분노한 일부 피해자들이 의자로 문을 부수려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위메프는 지난 25일까지 1500명 환불 처리를 완료했고, 전날 오전까지 환불 신청자 500명 리스트를 받아가 환불 처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일부는 아직 환불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티몬 홈페이지 공지사항엔 이날 저녁 뒤늦게 환불 지연에 대한 해소 방안에 대해 안내해 드린다는 공지가 올라와 피해자들의 빈축을 샀다.
티몬은 해당 공지에서 “결제하신 상품의 취소 환불을 원하시는 고객께서는 결제하신 신용카드사의 고객센터로 연락해 아래 절차에 따라 취소 요청을 부탁드린다”며 각 카드사의 신용카드 이용대금 이의제기 절차, 할부 계약 철회·항변권 신청을 소개했다.
한편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티몬, 위메프 모회사 큐텐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는 여전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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