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지정학 담긴 120개 지도

박현준 2024. 7.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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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에밀리 오브리, 프랭크 테타르 지음
이수진 옮김
사이

중국 시안에서 출발해 사마르칸트를 지나 터키 이스탄불로 들어가는 기찻길은 방랑객에겐 애수의 여로일지 모른다. 그러나 지도는 그 길이 현대 중화제국의 힘을 전 세계로 투사하는 날카로운 발톱이란 걸 드러낸다.

프랑스 방송사 아르테TV에서 7년째 방영되는 ‘지도의 이면’을 진행하는 저자는 땅과 바다를 둘러싼 28개국의 지정학적 투쟁을 유려한 글과 120개의 지도로 풀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은 “어디까지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지 시험 중”이라고 한다. 중국 시안에서 출발하는 기찻길은 중국의 패권 구상인 ‘일대일로’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기치 아래 대중 포위망을 형성 중이다. 심지어 아프리카 지부티도 그 일부다. 일본의 군사기지가 설치돼 있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배경을 따지면 서방의 동진이 있다. 러시아는 ‘대(大) 유라시아’ 구상으로 서방에 맞섰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맞닿아있다. 중국 시안에서 출발하는 열차 중 하나는 옛 소련의 위성국들이자, 러시아와 중국이 설립한 상하이 협력기구에 속한 ‘스탄’국가들을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에 닿는다. 방랑객의 눈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축”이 지도로 드러나는 것이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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