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정·크루키·두바이초콜릿…인플루언서 따라 MZ들 '디토소비'
유튜버·연예인 등 인플루언서 따라 제품 소비
전문가 "후광효과와 디저트의 즐거움 결합 동조소비"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지난해 탕후루에 이어 올해는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과 두바이 초콜릿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폐업한 탕후루 매장 자리를 요아정과 두바이 초콜릿, 크루키 등 새로운 간식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MZ세대의 디토 소비(Ditto)가 간식 트렌드의 변화를 이끈다는 분석이다.
27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탕후루 매장은 총 196곳으로 지난해 72곳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요아정은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지난 2022년 매장 수 5개에서 2023년 15개로 늘었다. 올해는 매장이 350여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에서도 요아정은 2위를 기록하는 등 검색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자영업자들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요아정 유행 전에 가맹 알아보다가 접었는데 엄청 떴다. 할 걸 그랬나 아쉬움이 남는다"라는 내용의 글도 여럿 올라왔다.
요아정은 소비자가 직접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각종 토핑을 넣어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벌집꿀·초코쉘·인절미떡 등 과일부터 스낵까지 50여가지가 넘는다.
특히 연예인,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이 자신만의 토핑 조합 레시피를 내세우면서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보이그룹 라이즈의 멤버 성찬이 추천한 '요아정 5억 레시피'는 SNS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도 MZ세대에서 대세로 떠올랐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유명 인플루언서인 마리아 베하라가 SNS에 두바이 초콜릿을 먹는 영상을 올리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디저트 업체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가 만든 제품인데, 초콜릿을 반으로 쪼개면 중동 지역에서 즐겨 먹는 얇은 국수 '카다이프'가 나온다.
국내 편의점들은 잇따라 모방상품을 출시했다. CU가 내놓은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은 지난 6일 입고되자마자 하루 만에 초도 물량 20만개 완판됐다. 국내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구독자 400만명이 넘는 유튜버 허팝이 두바이에 직접 날아가서 먹는 영상을 올려 조회 수 120만회를 돌파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크루키(Crookie)'는 크루아상 페이스트리 사이에 쿠키 반죽을 넣어 구운 디저트다. SNS에서 인플루언서들을 시작으로 MZ세대 사이에서 꼭 먹어야 하는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간식 트렌드의 배경에는 디토 소비가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디토란 '나도 마찬가지'라는 뜻의 라틴어로, 유명인의 소비 취향을 따라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정모(30) 씨는 "서른이 넘으면서 유행을 못 따라가는 듯해 어디 가서 대화할 때 '나도 그거 먹어봤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먹어봤다"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우모(28) 씨도 "요아정이랑 크루키를 먹어봤고 두바이 초콜릿은 다 품절이었다"며 "어차피 디저트 먹을 거면 안 먹어보고 궁금했던 거 먹어보자는 생각에 시도한다. SNS에서 정보를 얻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플루언서들이 특정 음식을 먹을수록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의 후광 효과와 간식이 주는 즐거운 자극이 결합해 디저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달콤한 미각을 통해 단시간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간식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인플루언서의 후광효과와 MZ세대의 새로운 유행을 체험해보려는 욕구가 결합해 동조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며 "SNS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의식주고 그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먹는 행위에 (관심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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