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곤두박질’ 넷플릭스, 예능이 구원투수 될까[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7.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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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에 앞서 양정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학민, 정효민, 박진경, 이재석, 정종연, 권해봄, 김재원PD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행사 이름도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이고 그 내용도 ‘넷플릭스의 에능 페스티벌’이다. 거듭된 오리지널 드라마, 영화 콘텐츠의 부침으로 절치부심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며 반등을 노린다.

넷플릭스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 행사를 열었다. 말이 페스티벌이지 이 자리는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아울러 넷플릭스의 농사를 결정짓는 한 축인 예능 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백종원이 출연하는 요리 서바이벌의 이름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과 권해봄PD의 지난해 작품 ‘코미디 로얄’의 우승자인 이경규 팀 단독쇼 ‘코미디 리벤지’ 등 주요 콘텐츠의 제목이 공개되기도 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에 앞서 김학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박진경, 정효민, 이재석, 김재원, 정종연, 권해봄, 양정우PD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연출자들의 말마따나 ‘잘 모이지 않는’ 예능 PD들이 한데 모였다. 이 자리에는 ‘더 인플루언서’ 이재석PD, ‘신인가수 조정석’ 양정우PD, ‘흑백요리사’ 김학민PD, ‘코미디 리벤지’ 권해봄PD, ‘좀비버스’ 박진경PD, ‘솔로지옥’ 김재원PD, ‘대환장 기안장’ 정효민PD, ‘데블스플랜’ 정종연PD 등 8명이 참석했다. 여기에 ‘최강럭비’를 연출한 장시원PD까지 합류했다면, 2020년대 대한민국 예능을 대표하는 ‘올스타전’의 면모를 완성할 뻔했다.

다양한 연출자가 등장한 만큼 장르도 다양하다. ‘더 인플루언서’와 ‘흑백요리사’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신인가수 조정석’과 ‘대환장 기안장’은 리얼리티, ‘코미디 리벤지’는 코미디 장르다. ‘좀비버스’는 시츄에이션 버라이어티, ‘솔로지옥’은 연애 리얼리티, ‘데블스플랜’은 두뇌 버라이어티 장르다. 장르가 다채로운 만큼 그 수위나 표현 소재에 있어서도 다양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비슷한 행사인 ‘예능 마실’을 열어 정효민PD의 ‘성+인물’, 이은경PD의 ‘사이렌:불의 섬’, 박진경PD의 ‘좀비버스’, 김재원PD의 ‘19/20’, 정종연PD의 ‘데블스플랜’ 등을 소개했다. 1년3개월 사이에 작품의 양과 질은 모두 상승했다.

넷플릭스 하반기 공개 예능 ‘더 인플루언서’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거명된 작품을 포함해 ‘솔로지옥 3’ ‘피지컬:100 2-언더그라운드’ ‘슈퍼리치 이방인’ ‘미스터리 수사단’ 등의 콘텐츠를 공개했다. 앞으로 예정된 콘텐츠를 합하면 거의 매달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이는 수준이다. 2020년대 초 오리지널 드라마의 붐을 일으켰던 넷플릭스는 이번에는 예능으로 비슷한 붐을 일으킬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에는 넷플릭스가 지금 처해있는 위기에 대한 인식도 존재한다. 올해 넷플릭스는 26일 현재까지 9편의 오리지널 드라마와 2편의 오리지널 영화를 공개했다. 이 중 드라마에서는 ‘돌풍’ ‘기생수 더 그레이’가 호평을 받았고, ‘더 에이트 쇼’ 등이 화제가 됐을 뿐 대중의 외면을 받은 작품이 다수 존재했다.

심지어 ‘스위트홈’ 시리즈의 이응복 감독은 지난해 2편에 이어 올해 3편에서도 그 완성도와 설정에 대해 취재진과 설전을 벌이며 신경전을 펼치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넷플릭스 하반기 공개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동어반복과 장르에 대한 어설프고 낙관적인 기대 속에 넷플릭스의 지분은 급강하했고 일일 활성이용자수를 일컫는 DAU 지수는 2위 티빙과 더블 스코어가 나던 것이 30만명대로 줄었다. 분명 ‘오징어 게임’ 등 기대작이 있긴 하지만, 장르물의 초창기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의 측면에서는 우려도 있다.

반면 예능에서는 거듭 새로운 IP(지식재산권)를 만들어 보충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서도 세 번 이상의 시리즈에 성공한 작품은 ‘솔로지옥’ 시리즈뿐이었다. 3편은 시즌 2, 나머지 5편은 모두 새롭게 시도되는 IP다. 넷플릭스는 다채로운 장르와 소재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의 축을 지키려 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유기환 콘텐츠 디렉터는 “추격을 당한다는 생각은 따로 하지 않고 있다”며 “예능 시장의 전체를 봤을 때는 뛰어난 제작자들의 참여로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다. 저희만 예능을 제작한다면 저희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좋은 예능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재미있는 예능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에 앞서 양정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학민, 정효민, 박진경, 이재석, 정종연, 권해봄, 김재원PD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하반기 ‘예능 페스티벌’은 다음 달 6일 첫 공개되는 ‘더 인플루언서’로부터 시작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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