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개막식 앞두고 철도망 노린 대규모 방화 공격···열차 운행 취소·지연 잇따라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프랑스 철도망이 대규모 방화 공격을 받아 열차 운행이 대거 차질을 빚는 돌발 사태가 발생했다. 프랑스 당국은 개막식은 예정대로 열린다고 발표했으나 비상 사태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철도공사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고속철도망 마비를 노린 대규모 공격이 벌어져 파리와 서부·북부·동부 간 고속철도(TGV) 노선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파리∼남서부 구간의 쿠르탈랭, 파리∼북부 구간의 크로아지유, 파리와 동부를 잇는 파니 쉬르 모젤의 고속철도 선로 부근에서 방화가 일어났으며, 폭발 장치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요 고속철도 노선의 신호 설비가 훼손되고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공격으로 파리 북역과 벨기에, 런던을 잇는 유로스타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파리∼런던 구간 여러 열차가 취소됐으며 운행을 앞둔 열차들도 1시간30분가량 지연되고 있다.
철도공사는 “우리는 일부 열차를 우회하고 있지만 많은 열차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음주 월요일인 29일에야 철도 운행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주말과 휴가철을 맞아 기차를 이용하려던 80만명이 발이 묶였다.
현재까지 누가 공격을 주도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프랑스 당국은 사전에 면밀하게 계획된 공격으로 보고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공격 배후를 찾고 있다며 “이번 공격이 (철도의) 중추를 표적으로 삼은 만큼 사전에 준비됐고 잘 짜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철도망의 어느 지점을 공격해야 하는지를 잘 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파트리스 베르그리에트 교통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가진 증거들은 이것이 고의적인 공격이었다는 걸 보여준다”며 “발생 시간대, 현장에서 발견된 방화 장치, 도주하는 차량이 발견된 점 등 모든 것이 방화의 증거”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올림픽 개막 직전 벌어진 대규모 공공시설 파괴 행위를 규탄했다.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스포츠부 장관은 “올림픽을 방해하는 것은 프랑스를 방해하는 것이며 자신의 진영과 자신의 나라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11시쯤엔 프랑스 남동쪽 스위스·독일 국경지대에 있는 유로공항에서 폭발물 경고가 발령돼 공항 내 모든 사람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항은 즉시 폐쇄 조치 됐으며 항공편 운항도 일시 중단됐다. 유로공항은 이날 낮 12시42분쯤 “공항을 다시 열었으며 항공편 운항이 점차 재개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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