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입 안에서 나온 이것…'애처로운 죽음' 이어지는 제주 바다
40년은 더 살 수 있는 거북이가 죽은 채 발견되고, 새끼 돌고래 사체가 잇따라 나오고, 최근 제주 앞바다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이렇게 바다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는 건 여기저기서 떠밀려온 쓰레기들입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거북이는 제주 성산 해안가에서 발견됐습니다.
스무 살 정도 된 암컷입니다.
평균 수명이 60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빠른 죽음입니다.
몸에 특별한 이상도 안보였습니다.
연구자들은 의아했고 탐색을 시작합니다.
입 안에 뭔가 있습니다.
[정원준/서울대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 : 먹이활동 하다가 걸렸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강하게 물었다고 볼 수 있거든요.]
혀 아래 낚시 바늘이 박혔고, 187cm 낚시줄이 뒤엉켰습니다.
거북은 죽는 순간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겁니다.
[정원준/서울대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 : 먹이활동 저하, 면역력 감소, 그로 인해서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해부를 진행하는 시간, 바다에선 젖 안 뗀 새끼 돌고래 사체가 떠올랐습니다.
어미는 새끼를 주둥이에 올리고, 다시 물 속에 넣어 보기도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1살 안 된 새끼 돌고래 8마리가 폐사체로 발견됐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살펴 봤습니다.
플라스틱 병부터 어업 도구들, 포장지에 한자가 적혀 있습니다.
[오승목/다큐제주 감독 : 보시면 다 중국 쓰레기에요. 요 앞에도 마찬가지고. 중국 어선들이 조업 하면서 사용하다가 남은 것들을 자기들이 가져가야 하는데….]
우리 어선 폐어구와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도 한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고래 떼는 스티로폼 쓰레기를 피해 유영합니다.
거북이는 이런 쓰레기를 먹고, 물새는 낚싯줄에 다리가 잘려 나갑니다.
폐그물은 돌고래 몸통을 휘감고 새끼 밴 어미를 사산하게 합니다.
[오승목/다큐제주 감독 : 이런 동물들을 살려내지 않으면, 궁극적으로는 과연 인간한테는 안전한가…]
동물의 죽음이 말하는 것, 다음은 사람이란 경고입니다.
[화면제공 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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