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대국민 사과’ 국회엔 불출석 김 여사,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하라 [사설]

한겨레 2024. 7. 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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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변호인이 김 여사가 지난 20일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김 여사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여러가지 정무적 판단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죄를 하고 싶어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이런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은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출장 조사' 나온 검찰 앞에서 '사과'를 언급했고, 이마저도 변호인의 전언을 통해 국민에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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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 증인석 옆에 최재영 목사가 앉아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이 김 여사가 지난 20일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그간 정무적 판단을 내세워 사과를 거부해온 김 여사가 검찰 앞에서 사과를 언급했다는 게 변호인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김 여사는 26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2차 국회 청문회에는 불출석했다. 숨어서 사과하는 ‘시늉’만 대신 전할 게 아니라, 국민 앞에 직접 고개를 숙여야 한다.

김 여사 쪽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전날 언론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수사를 받기 전에 검사들에게도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 송구스럽다.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조사에 임했다”고 밝혔다. 명품 백 수수 의혹 등 숱한 논란에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느닷없이 검찰 조사에 앞서 ‘국민에게 사과했다’는 것이다. 최 변호사는 김 여사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여러가지 정무적 판단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죄를 하고 싶어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이런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은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사과가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사과를 꺼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지도 한참 지났다.

현직 대통령 배우자가 각종 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것 자체가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물론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김 여사는 ‘출장 조사’ 나온 검찰 앞에서 ‘사과’를 언급했고, 이마저도 변호인의 전언을 통해 국민에게 알렸다. 조서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하니, 그 발언을 들은 이는 수사 검사들과 변호인뿐이다. 지금까지 줄곧 입장 표명을 거부하다가, 이제 와서 실재 여부도 불확실한 발언을 대리로 전하며 ‘진심’ 운운하고 있다.

이날 열린 탄핵 청원 2차 청문회의 핵심 안건은 김 여사 관련 의혹이었다. 탄핵 청원 사유 가운데 두번째로 거론될 만큼, 김 여사 의혹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크고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김 여사는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불출석했고, 이날 청문회는 여야의 거친 공방으로 채워졌다. ‘진심’이 변호인을 통한 간접 발언 정도로 국민에게 전해질 리가 만무하다. 특검을 포함해 어떤 형식의 수사든 성실히 임하겠다고 약속하고, 국민 앞에 직접 진솔하게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참모 뒤에 숨어 한마디씩 던지는 것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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