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소형주에 올라탈 때?…빅테크주, 다음주 실적이 시험대[오미주]
AI(인공지능) 수혜주를 중심으로 미국 기술주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자금이 중소형주로 이동하면서 증시에 리밸런싱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증시 전반적인 매도세가 아니라 그간 주가가 많이 오른 대형 기술주에서 랠리에 소외돼왔던 중소형주로의 순환매가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이 같은 중소형주로의 순환매, 즉 리밸런싱이 진행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와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0.5%와 0.9%씩 하락했지만 기술주 비중이 낮은 우량주 지수인 다우존스지수는 0.2% 오르고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1.3%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4일 같은 하락장에서도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거의 3분의 1이 주가가 올랐다. 또 배당수익률이 높은 유틸리티와 헬스케어 업종은 상승했고 에너지와 필수 소비업종 역시 강세를 보였다. 특히 AT&T와 킴벌리-클락, 존슨&존슨, 코카콜라, 버라이존 등 좀더 전통적인 기업들이 견고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의 증시 하락이 전면적인 조정이 아니라 오랫동안 미뤄져 왔던 순환매 때문임을 보여준다. 리쏠츠 자산관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캘리 콕스는 보고서에서 "최근 증시는 내가 지금까지 목격한 것 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매도세 중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경제가 심각한 위험에 빠져 있다는 뉴스나 경제지표를 보고 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단지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덜어내고 금리에 민감한 주식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배런스는 "지금은 패닉(공포)에 빠질 때가 아니다"라며 "다만 빅테크와 AI 수혜주는 비중을 줄이고 새로운 주도주를 찾아야 할 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그 기회가 기술 외에 다른 영역에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최근의 소형주 랠리는 지속될 것이고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하면 소형주 강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는 "소형주의 수익률 추격 거래는 더 이어질 여지가 있다"며 "중소기업들의 실적 성장세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고 연준은 금리 인하 사이클을 곧 시작할 텐데 금리 인하는 중소기업에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성장률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떨어지면서 오는 9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까지 등장했다. 이 경우 소형주는 상승 탄력을 더욱 크게 받을 수 있다.
모닝스타 웰스의 CIO인 필립 스트래엘은 이번주 보고서에서 "최근 증시 순환매가 보여주듯이 인플레이션 완화와 금리 인하, 대선에 대한 관심 등이 증시 랠리를 (중소형주로) 확산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소형주에 대해 "향후 10년간 대형주보다 연간 3~4%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가격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해그리브즈 랜스다운의 주식 펀드 팀장인 스티브 칼슨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 등이 AI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면서 엔비디아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이 같은 투자에 대해 수익이 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어닝시즌은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AI 투자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다. 지난 23일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은 기술 인프라에 대한 투자 수준이 높아져 감가상각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익 성장에 대한 확신은 주지 못해 주가가 급락했다.
이런 의미에서 AI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아온 반도체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몰려 있는 다음주는 대형 기술주의 향방이 결정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오는 30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AMD가 실적을 발표하고 31에는 메타 플랫폼이 실적을 공개한다. 암 홀딩스와 퀄컴도 이날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8월1일에는 애플과 아마존, 인텔이 실적을 발표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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