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지만 턱없는 칠성장어, 유전자 하나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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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포함한 척추 동물은 턱이 없으면 먹지 못해 죽는다.
미국 연구진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칠성장어의 유전자를 연구해 약 4억년 전 턱이 달린 척추동물을 출현시킨 핵심 유전자를 발견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원시 척추동물인 칠성장어에서 턱의 진화를 설명할 단서를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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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특징 유래 알려줄 진화의 열쇠
인간을 포함한 척추 동물은 턱이 없으면 먹지 못해 죽는다. 척추동물보다 원시적인 척색동물인 칠성장어는 다르다. 턱이 없어도 거머리처럼 물고기에 빨판 같은 입을 붙여 체액을 흡입한다. 미국 연구진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칠성장어의 유전자를 연구해 약 4억년 전 턱이 달린 척추동물을 출현시킨 핵심 유전자를 발견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원시 척추동물인 칠성장어에서 턱의 진화를 설명할 단서를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턱이 없는 칠성장어와 원시적인 개구리지만 턱이 발달한 아프리카 발톱 개구리의 유전자를 비교했다. 두 종은 모두 줄기세포가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도록 돕는 유전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초기 배아에서 나타나는 배아줄기세포와 신경능선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 동물의 분화에 관여하는 유전자 네트워크는 대부분 비슷했지만, 칠성장어의 신경능선세포에서는 개구리의 세포와 다르게 POU5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POU5 유전자의 기능을 잃으면 신경능선세포가 머리와 턱 골격을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칠성장어가 개구리와 달리 턱 골격이 형성되지 않은 이유를 POU5 유전자의 유무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POU5 유전자가 발현되기 시작하면서 턱이 달린 척추동물이 나타났을 수 있다는 의미다.
캐럴 라본 노스웨스턴대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칠성장어는 인간의 특징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할 수 있는 열쇠”라며 “턱이 없는 척추동물의 몇 안 되는 사례인 칠성장어, 먹장어를 살펴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칠성장어는 장어와 전혀 다르다. 장어는 자신보다 작은 동물을 잡아먹지만, 칠성장어는 다른 물고기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체액을 빨아 먹는다. 먹장어도 이름과 달리 물고기의 살을 빨아먹는 기생생활을 하거나 죽은 고기나 바다동물의 사체에 둥근 입을 붙여 유기물을 섭취한다.
진화 연구자들은 턱의 기원을 고대 어류에서 찾기도 한다. 중국과학원 척추고생물학·고인류학연구소(IVPP) 연구진은 2022년 중국 남부에서 발견된 어류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턱이 달린 고대 어류는 각각 4억 3600만년전, 4억 3900년전 지층에서 2종씩, 총 4종 발견됐다. 연구진은 “화석을 분석한 결과 최초의 턱 달린 척추동물은 멸종한 ‘가시 상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 Ecology&Evolution(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59-024-02476-8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2-05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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