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호우 동시에…주말에도 거리는 마치 ‘습식 사우나’

정봉비 기자 2024. 7. 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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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린 것과 동시에 주말까지 전국에 비 소식도 전망돼 습도와 기온이 동시에 높은 '습식 사우나' 같은 날씨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 낮 최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28~32도로 예상되고, 최고체감온도는 35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밝혔다.

26일 밤부터 27일 아침까지 경기 북부, 서해5도, 강원 북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26~27일에는 제주도,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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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고기압 두겹·태풍 ‘개미’ 간접 영향
태풍 물러난 뒤 기압계 재배치 후 날씨 관건
서울 전역에 올여름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25일 서울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린 것과 동시에 주말까지 전국에 비 소식도 전망돼 습도와 기온이 동시에 높은 ‘습식 사우나’ 같은 날씨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 낮 최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28~32도로 예상되고, 최고체감온도는 35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밝혔다.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도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밤부터 27일 아침까지 경기 북부, 서해5도, 강원 북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26~27일에는 제주도,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많은 곳은 제주도 산지 200㎜ 이상, 지리산 부근 최대 10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폭염과 호우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한반도 위에 따뜻한 성질의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라는 두 기단이 겹쳐있고, 태풍이 한반도 서쪽으로 다가오며 따뜻한 공기와 수증기를 유입시키기 때문이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기준 왼쪽으로 상공 약 12㎞ 정도에 티베트 고기압이 확장해 와 한반도를 덮고 있고 오른쪽엔 약 5㎞ 정도 상공에서 북태평양 기압이 덮고 있다. 이 같은 기류는 중국 내륙으로 상륙한 제3호 태풍 ‘개미’가 소멸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기압이 상공을 덮으면 압력에 의해 하강기류가 생겨 공기가 압축돼 열이 올라가는 ‘단열 승온’ 현상이 생긴다. 또한 구름도 없어 태양복사에너지가 곧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지면에 열이 축적된다. 지금처럼 두 개의 고기압이 상공에 겹치면 이런 효과가 배가 된다.

여기에 중국 내륙에 있는 태풍 개미와 한반도 왼쪽 가장자리까지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맞물려 따뜻한 공기와 수증기를 몰고 오는 것이다. 기상청 우진규 통보관은 “저기압의 일종인 태풍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고 북태평양 고기압은 시계 방향으로 도는데 이 둘이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작용해 우리나라에 열과 습기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시적으로 내리는 소나기도 공기 중 풍부한 열과 습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장은철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태양복사에너지로 바닥이 가열되면 지면의 공기가 따뜻해지고, 따뜻한 공기는 밀도가 낮아 위로 올라가게 된다”며 “올라간 공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끌고 온 다량의 수증기와 만나 부피가 늘어나는 ‘단열 팽창’ 현상이 나타나고 구름의 형태로 변해 소나기가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7∼28일 우리나라 기압계 패턴. 기상청 제공

이 같은 날씨는 태풍이 소멸해야 알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우 통보관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스스로 힘으로 확장한 것이 아니라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며 “태풍이 중국 내륙으로 들어가 열대저압부로 약화해 기압계가 재배치되는 28일께는 가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장마가 끝나면 심상치 않은 더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난 겨울에 발생한 엘니뇨가 워낙 강했기에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아시아 지역인 일본, 중국부터 미국, 멕시코 등 전세계적으로 기존 최고 온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우리나라도 지난 2018년 8월1일 강원 홍천에서 기록된 최고 기록인 41도를 넘는 폭염이 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해양융합공학과)는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여부가 여름 더위의 결정 요소 중 하나인데 이에 영향을 미치는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뜨거운 상태다. 이는 올해 6월이 역대급으로 뜨거웠던 이유”라며 “평년보다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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