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화 부활' 신호탄…"양극재는 속도조절"
석화부문, 적자고리 끊어…시황 불구 선방
경영불확실성 증대…CAPEX 하향조정
LG화학의 올해 2분기 실적도 전년 대비 부진했다. 전체 실적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 영향이 컸다. 다만 주력사업의 반등은 불행 중 다행으로 꼽힌다. 업황 둔화에도 불구, 본업인 석유화학부문은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LG화학은 전기 대비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석유화학과 배터리, 희비 엇갈렸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2997억원, 영업이익 405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4.2%, 34.3% 감소한 규모다. 전기 대비로는 매출 5.9%, 영업이익 53.4%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에너지솔루션부문(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4478억원이 적용됐음에도 전년 대비 60% 가량 급감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매출이 줄었고, 메탈 가격 하락 여파로 판가가 타격을 입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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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석유화학 사업이 올 2분기 영업이익 323억원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다. 가전 등 전방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라 주요 제품 판매가 증가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생명과학부문도 예상 밖 호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에는 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2분기에는 영업이익 1090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익이다. 당뇨·백신 등 주요 제품의 성장 및 희귀비만치료제 라이선스 아웃 계약금 반영으로 수익성이 증가했다.
첨단소재와 팜한농 각 부문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다. 이들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699억원, 1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1%, 27.7% 감소했다.
곳간 문 걸어 잠근다
문제는 오는 3분기에도 전사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개선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캐즘 및 메탈가 약세 지속 등 영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부진 여파는 첨단소재부문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에 주력하는 첨단소재부문의 주요 고객이 LG에너지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전방 수요 부진에 따른 배터리 소재 출하 감소가 예상되는 이유다.
LG화학이 오는 2026년 양극재 연간 생산 목표를 기존 28만톤에서 20만톤으로 축소키로 한 것도 이때문이다. 이영석 LG화학 첨단소재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25일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의 생산량 조정 계획에 따라 올해 양극재 출하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40%에서 20% 증가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석유화학부문은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과 운임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생명과학부문도 글로벌 임상 과제 수행에 따른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 LG화학은 투자 속도를 조정키로 했다. 고객과의 물량 계약을 전제로 증설 규모를 확정하는 보수적 투자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CAPEX(설비투자금액) 규모를 당초 4조원에서 3조원대로 축소키로 했다.
구미공장 생산량 확대 및 미국 테네시 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하되, 국내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공장과 모로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관련 투자는 순연키로 했다.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사업 확장은 전면 재검토한다. 앞서 LG화학은 일본 도레이와 합작해 헝가리 분리막 원단 라인을 설립하고, 2028년까지 연간 8억㎡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또 당분간 단기적 투자 확대보다 기존 자산의 효율화, 가격 혁신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은 "3대 신성장동력의 근원적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투자 집행 및 운영 최적화 활동을 통해 한층 더 도약하는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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