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소라' 아직 못쓰지?”…중국, 미국과 AI 격차 줄여
AI 영상 제작도 대중화…美는 허위 콘텐츠 우려로 아직
“中, AI기술 빠른 발전은 적극적 오픈소스 공유 덕분”
이젠 美개발자가 中기업 구축한 오픈소스 활용하기도
시진핑 비판 NO!…美반도체 규제·中검열이 제약 요소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미국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AI 컨퍼런스에서 AI 스타트업 창업자인 쿼동치가 공개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엔 오래된 사진 속에서 한 여성과 두 명의 자녀가 멈춰있다가 갑자기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이 아이들을 품에 안고 일어서자 아이들은 놀라며 웃었다.
쿼는 중국 숏폼 동영상 플랫폼 콰이쇼우의 AI 기술로 만들어졌다면서 “내 미국인 친구들은 아직도 (오픈AI의) ‘소라’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더 나은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일반 대중들이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모델인 소라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콰이쇼우는 AI 동영상 생성기인 ‘클링’을 개발해 지난해 출시했다.
NYT는 “미국이 AI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몇몇 중국 AI 기업들은 선도적인 미국 시스템에 필적하는 AI 기술을 공개했다”며 “전 세계 소비자, 기업 및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이미 중국의 이러한 AI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中, AI기술 빠른 발전은 적극적 오픈소스 공유 덕분”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가 좁혀진 것은 양국 기업들이 AI 기술에 접근하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많은 미국 기업들이 AI 기술이 허위 콘텐츠·정보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기술을 공개하거나 다른 기업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본 소프트웨어 코드를 공유하려는 의향이 더 크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오픈소스를 통한 정보 공유가 중국의 AI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빅테크들은 최첨단 AI 기술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중국 기술기업에서 일하는 12명의 전문가들은 “오픈소스 기술은 중국의 AI 개발이 매우 빠르게 발전한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NYT도 “오픈소스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인터넷, 그리고 지금은 AI 개발의 초석이 되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검토·개선할 수 있을 때 기술은 더 빨리 발전한다”고 짚었다.
중국이 미국을 쉽게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듀크대 전기·컴퓨터 공학 교수인 이란 첸은 “중국 기업은 미국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복제하고 개선하는 데 능숙하다. 그들은 5~10년 안에 미국을 우회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데에는 능숙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는 처음부터 자체 AI 기술을 구축했고, 알리바바의 신기술은 오픈소스 AI 시스템을 평가하는 순위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엔 미국 AI 기업이나 개발자들도 중국의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실례로 중국 AI스타트업 01.AI가 메타의 오픈소스 기술을 사용해 AI 시스템을 구축했을 때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중국이 또 중국했다”는 조롱이 난무했다. 미국의 독창성에 의존하는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반년 후 미 스탠포드대의 한 AI 개발팀이 라마(Llama) 3-V를 공개했을 때 상황은 반전됐다. 01.AI가 구축한 오픈소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것이 확인돼서다. 01.AI는 전 세계 AI 챗봇의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주요 미국 기술과 거의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중국의 기술 수준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 세계 오픈소스 AI 프로젝트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허깅페이스의 클레망 델랑그 최고경영자(CEO)는 “오픈소스 AI는 AI 개발의 기초”라며 “미국 역시 기업과 연구자 간 협업을 통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구축했다. 중국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기술기업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오픈소스 AI는 국가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AI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자원, 즉 엄청난 규모의 인재와 데이터,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정부의 ‘빵빵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어서다.
시진핑 비판 NO!…美반도체 규제·中당국 검열이 제약 요소
중국의 AI 기술 개발을 제한하는 것은 미국의 칩 수출 통제와 정부의 콘텐츠 규제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는 오히려 중국이 오픈소스 AI 쪽으로 방향을 잡은 데, 즉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중국 당국의 엄격한 검열이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중국 사이버 공간관리국(CAC)은 AI 챗봇이 답변할 때 사회주의 핵심 이념·가치 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비판을 회피하거나 거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기업들이 관련 절차를 통과하는 데에만 수개월이 소요된다.
NYT는 “앞으로 몇 년 동안 AI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 중국의 노력은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혁신을 촉진하며, 자율 무기를 포함한 새로운 군사 기술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에 대한 도전도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성훈 (ba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막오른 파리 올림픽…'IOC도 극찬' 한국 선수단이 입는 이 옷은[누구템]
- 비오면 잠기는 잠수교, 왜 그렇게 지었나[궁즉답]
- "구제역과 전남친 전혀 만난 적 없다" 쯔양 측 충격에 빠뜨린 주장
- 지팡이 짚고 ‘바들바들’, 운전석 앉더니 ‘슝’…“시청역 사고 떠올라”(영상)
- "일본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욱일기 오토바이까지 등장
- 올림픽 찜통 버스 논란…황선우·김우민 “쓰러진 선수도 있다”[파리올림픽]
- 유아인 측, 동성 성폭행 혐의 부인 "사실 아냐"[공식]
- 사고는 티메프가 쳤는데…대규모 환불 요청시 PG사에 불똥
- 히딩크 "2002 월드컵 당시 축협과 불화…선수명단 제안에 거절"
- 집 변기에 설치된 몰카 ‘충격’…경찰도 나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