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이 2루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한화가…" 어느새 3할 돌파, 72억 FA 최적의 활용법 찾았다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아프지 않는 한, 안치홍이 2루수를 해야 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내야수 안치홍(34)은 최근 들어 2루수로서 출장 비중을 높이고 있다. 골든글러브를 3번이나 수상한 특급 2루수 출신이지만 한화로 온 뒤에는 채은성과 함께 1루수와 지명타자를 분담했다. 지난해 고졸 신인 역대 7번째 100안타(114개) 기록을 세운 신예 문현빈을 주전 2루수로 키우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문현빈이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공수에서 흔들렸다. 그 사이 독립리그 출신 신인 황영묵이 2루수 자리를 꿰찼지만 김경문 감독 부임 후 안치홍도 2루수로 점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 부임 첫 경기였던 지난달 4일 수원 KT전에 시즌 첫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안치홍은 최근 2경기 연속 포함 8경기를 2루수로 뛰며 녹슬지 않은 수비를 보여줬다.
우천 취소된 지난 25일 대전 삼성전에도 안치홍을 선발 2루수로 라인업에 넣은 김경문 한화 감독은 “앞으로 안치홍이 아프지 않는 한 2루수를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팀이 타격이나 모든 면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데 있어 안치홍이 2루수를 맡아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한화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 야수 구성상 안치홍이 2루를 지켜줘야 1루와 지명타자 자리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채은성과 함께 장타력을 갖춘 김인환의 타격도 최대한 잘 살릴 수 있다. 최근 좌익수로 수비 영역을 넓혀 나쁘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김인환이지만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익숙한 1루수나 지명타자가 더 편하다.
팀뿐만 아니라 개인을 위해서도 ‘2루수 안치홍’이 더 좋다는 게 김경문 감독 판단이다. 김 감독은 “지명타자를 치면 몸은 편하지만 그 나이에 지명타자를 치기 시작하면 선수가 작아진다. 자기 포지션을 갖고 움직이면서 해야 선수 생활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본다. 자기 포지션에서 수비를 하고 몸을 긴장하면서 타격하는 게 치홍이한테도 더 좋다”고 말했다.
그만큼 안치홍의 수비력이 살아있기에 가능한 결정이다. 김 감독은 “올해 2루수로 준비를 많이 안 했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수비를 잘하더라. 커리어는 무시 못한다”며 “지금은 시즌 중이니 연습을 많이 할 순 없지만 시즌 마치고 마무리캠프나 스프링캠프 때는 전적으로 2루 수비만 할 것이다. 본인도 다리가 100% 상태가 아닌데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다고 하더라”면서 안치홍이 2루 수비에 의지가 크다고 전했다.
지난겨울 4+2년 최대 72억원의 조건으로 한화와 FA 계약한 안치홍은 올 시즌 94경기 타율 3할1리(356타수 107안타) 10홈런 48타점 52득점 36볼넷 57삼진 출루율 .370 장타율 .424 OPS .794를 기록 중이다. 5월까지는 55경기 타율 2할6푼4리(208타수 55안타) 7홈런 29타점 OPS .752로 홈런 숫자를 빼곤 기대 이하였지만 2루 수비를 보기 시작한 6월 이후로 39경기 타율 3할5푼1리(148타수 52안타) 3홈런 19타점 OPS .855로 살아났다. 개막 후 줄곧 2할대였던 타율도 24일 삼성전 2안타와 함께 시즌 처음으로 3할을 돌파했다. 1루수나 지명타자로도 뛰어난 성적이지만 2루수로 뛰면서 이런 성적을 유지한다면 선수 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안치홍이 2루에 고정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화의 유격수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 현재는 이도윤이 주전으로 뛰면서 하주석이 뒷받침하고 있는데 시즌 초반 유격수로 뛰었던 황영묵이 다시 가세한다. 우천 취소된 25일 삼성전 선발 유격수도 황영묵이었다. 여기에 문현빈도 2루 고정에서 벗어나 3루수에 유격수까지 내야 유틸리티를 준비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으로선 이도윤이 주전이지만 몇 년간 계속 주전으로 뛰었던 게 아니다. 작년부터 100경기 넘게 뛰기 시작했는데 이제 체력적으로 떨어질 때가 됐다”며 “지금 뒤에서 정말 잘 참고 열심히 하는 하주석도 있다. 팀을 위해 희생을 하고 있으니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로 유격수 로테이션 활용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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