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NOW] 한국말로 "천천히 침착하게"…GK 빼고 공격수, 女핸드볼 역전승 쓴 시그넬 감독도 울컥

조용운 기자 2024. 7. 26. 08: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긴 레이스에서 이제 첫 경기를 이긴 것이지만, 선수들은 벌써 눈물을 흘렸다.

선수들의 감격해 하는 모습을 본 시그넬 감독은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지만, 깊은 마음에서 기뻐하고 있다"며 "선수 입장에서 외국인 코치진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시간을 통해 차츰 만들어 나가는 것 같다"라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시그넬 감독은 "슬로베니아의 첫 경기를 보진 못했으나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며 "슬로베니아도 또 지면 위험하기에 준비 잘하고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최약체 평가를 받고 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위에 빛나는 독일을 23-22로 제압했다. 무승 걱정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날린 한국은 슬로베니아까지 잡아내면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열세 평가를 딛고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우승한 것처럼 얼싸안고 눈물까지 흘렸다. ⓒ연합뉴스
▲ 최약체 평가를 받고 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위에 빛나는 독일을 23-22로 제압했다. 무승 걱정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날린 한국은 슬로베니아까지 잡아내면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열세 평가를 딛고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우승한 것처럼 얼싸안고 눈물까지 흘렸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긴 레이스에서 이제 첫 경기를 이긴 것이지만, 선수들은 벌써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쉽지 않다고 여겼던 상대를 이기면서 감정이 폭발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독일에 짜릿한 한 점 차 재역전 승리를 완성했다. 25일 밤 11시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펼친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1차전. 시종일관 독일과 리드를 주고받던 한국은 종료 22초 전 강경민(SK)의 득점으로 23-22 승리를 완성했다.

전반까지는 한국이 오히려 앞섰다. 한 점 차이기는 해도 줄곧 한국이 리드를 잡았다. 힘과 높이가 좋은 독일에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맞섰다. 그런데 후반 들어 작전이 읽혔는지 상대 페이스에 끌려갔다.

후반 중반 접어들면서 한국은 리드를 독일에 넘겨줬고, 14-18까지 벌어지는 점수차를 어찔하지 못했다. 흐름을 넘겨주면서 패색이 짙어질 때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강수를 꺼냈다. 작전 타임을 부르고 선수들에게 따라갈 수 있는 카드를 설명했다.

한국은 이때부터 공격시 골키퍼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필드 플레이어를 투입하기 시작했다. 자유로운 선수 교체가 가능한 핸드볼이라 꺼낸 도박수였다. 일단 상대 진영에서 7대6의 수적 우세를 가져가기 위함이었고, 당황한 독일의 골망을 계속 흔드는데 성공했다.

▲ 최약체 평가를 받고 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위에 빛나는 독일을 23-22로 제압했다. 무승 걱정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날린 한국은 슬로베니아까지 잡아내면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열세 평가를 딛고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우승한 것처럼 얼싸안고 눈물까지 흘렸다. ⓒ연합뉴스

한국의 놀라운 전술에 따른 투지가 경기장을 휘감았고, 한국팬 외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던 유럽 팬들이 일제히 "코리아"를 외치기 시작했다. 독일이 한국에 고의적인 파울을 할 때면 경기장이 떠나갈 것처럼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의 전술은 매혹적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강경민은 "더 벌어지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의 작전 변경이 유효했다"며 옆에서 인터뷰를 하던 시그넬 감독을 지긋이 바라보기까지 했다.

시그넬 감독은 경기장을 쉽사리 빠져나가지 못했다. 유럽 기자들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잡고 전술을 물어보기 바빴다. 힘겹게 국내 취재진을 만난 시그넬 감독은 독일을 잡은 데 상당히 만족해 하는 눈치였다.

그는 "수비에 있어서는 1년 반 준비한 시간 동안 가장 좋았던 것 같다"며 "독일이 사이즈가 크고 강한 팀인데 7대6 찬스가 잘 먹혔던 것 같다. 그래서 4점차 경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라고 웃었다.

▲ 최약체 평가를 받고 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위에 빛나는 독일을 23-22로 제압했다. 무승 걱정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날린 한국은 슬로베니아까지 잡아내면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열세 평가를 딛고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우승한 것처럼 얼싸안고 눈물까지 흘렸다. ⓒ연합뉴스

시그넬 감독은 포기할 법한 선수들을 깨웠다.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묻자 또박또박 한국말로 "천천히, 침착하게"라고 선수들에게 한 주문을 이야기했다. 그는 "시간이 많다고 했다. 7대6 작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라고 털어놨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세계 정상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그래서 독일을 잡은 뒤 선수들은 어깨동무와 포옹을 나누면서 눈물까지 보였다. 강경민은 "오늘 올림픽에서 핸드볼 경기를 하는 줄 모르는 사람도 있다"라며 멀어진 관심을 이겨낸 데 더욱 큰 감정에 휩싸였다.

선수들의 감격해 하는 모습을 본 시그넬 감독은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지만, 깊은 마음에서 기뻐하고 있다"며 "선수 입장에서 외국인 코치진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시간을 통해 차츰 만들어 나가는 것 같다"라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 최약체 평가를 받고 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위에 빛나는 독일을 23-22로 제압했다. 무승 걱정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날린 한국은 슬로베니아까지 잡아내면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열세 평가를 딛고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우승한 것처럼 얼싸안고 눈물까지 흘렸다. ⓒ연합뉴스

한국은 오는 28일 슬로베니아와 2차전을 펼친다. 독일과 함께 해볼 만한 상대로 여겨지고, 1차전에서 패한 상대이기에 2연승을 노릴 기회다. 시그넬 감독은 "슬로베니아의 첫 경기를 보진 못했으나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며 "슬로베니아도 또 지면 위험하기에 준비 잘하고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슬로베니아전도 우리가 더 강하다고 말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전쟁 같은 경기를 하게 될텐데 준비 잘하고 나오겠다"라고 말했다.

▲ 최약체 평가를 받고 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위에 빛나는 독일을 23-22로 제압했다. 무승 걱정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날린 한국은 슬로베니아까지 잡아내면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열세 평가를 딛고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우승한 것처럼 얼싸안고 눈물까지 흘렸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