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라도 해야 하나…롯데 불펜 위험신호, 123SV 마무리마저 흔들리면 방법 없다

윤욱재 기자 2024. 7. 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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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중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윤욱재 기자] "중간계투진이 걱정이다"

김태형(57) 롯데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롯데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6-9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분명 롯데는 5-0으로 앞서던 팀이었다. LG 선발투수 최원태가 1회말 헤드샷으로 퇴장을 당하자 롯데는 집중타를 몰아쳐 4-0 리드를 가져가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롯데 선발투수 김진욱이 5회초 오스틴 딘에 좌월 3점홈런을 맞아 5-3으로 쫓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5이닝을 버틴 김진욱은 자기 몫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중간계투진이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불펜에 가장 믿을 만한 카드였던 베테랑 우완투수 김상수에게 많은 의존을 했던 롯데는 최근 김상수가 피로 누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휴식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오죽하면 김태형 감독이 "2군에 간 (김)상수한테는 내가 할 말이 없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당장 김상수가 사라진 불펜을 어떻게 운용할 계획이었을까. "김강현이 생각보다 괜찮고 박진도 투구 내용이 괜찮다. 주형광 투수코치와 '상수에게 휴식을 주면서 다른 투수들도 써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웬만하면 기용을 해볼 것이다. 물론 (한)현희와 (구)승민이가 우선 순위인데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라는 것이 김태형 감독이 밝힌 전략.

먼저 한현희가 나왔다. 한현희는 6회초 김현수에 좌중간 2루타를 맞고 박해민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신민재와 10구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유격수 병살타로 잡으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미 25구를 던진 한현희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선두타자 김범석에 좌전 안타를 맞은 한현희는 결국 진해수와 교체됐다. 1~2번타자로 나온 홍창기와 오지환이 좌타자인 점을 감안한 교체였다. 그러나 진해수는 홍창기에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 위기에 놓였고 오지환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가 5-4 1점차로 쫓긴 것이다. 오른손타자인 오스틴 딘이 나오자 롯데도 더이상 진해수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롯데의 선택은 구승민이었다. 구승민은 문보경에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급한 불을 끄는데 성공했다.

▲ 구승민 ⓒ롯데 자이언츠
▲ 김원중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롯데는 구승민이 8회초 선두타자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또 한번 위기를 맞아야 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나온 선수는 김강현. 이전까지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한 선수였지만 승리조와는 거리가 멀었다. 끝내 김강현은 1사 2루 위기에서 신민재에 중전 적시타를 맞았고 롯데는 5-5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신민재가 2루에서 태그 아웃을 당하지 않았다면 LG의 흐름이 계속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롯데는 좌완 계투 정현수까지 투입하면서 5-5 동점을 겨우 유지했고 8회말 박승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6-5 리드를 잡으면서 다시 승리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롯데에겐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원중이 선두타자 오지환을 시속 138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을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승리가 가까워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악몽은 이제부터였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오스틴과 문보경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한 것. 박동원을 시속 136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한숨을 돌린 김원중은 대타로 나온 구본혁에게 시속 121km 커브를 던진 것이 중전 적시타로 이어져 6-6 동점을 허용, 블론세이브를 저지르고 고개를 숙였다.

김원중이 또 무너진 것이다. 김원중은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말 루벤 카데나스에 좌월 끝내기 2점홈런을 맞았고 23일 사직 LG전에서는 9회초 김현수에 중전 적시타를 맞아 결승타를 헌납했다. 2경기 연속 패전을 당했던 김원중은 이번엔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6월에만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으로 신바람을 냈던 김원중은 7월 들어 세이브를 1개도 따내지 못하고 2패 평균자책점 6.75에 머무르고 있다. 개인 통산 123세이브를 따낸 김원중마저 무너지니 롯데로선 해답이 없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지만 이미 필승조를 소진한 롯데로선 불리한 입장에서 경기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우완투수 박진이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11회초 1사 후 오스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자 롯데는 불펜의 마지막 카드였던 우완투수 최이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비록 박동원의 타구가 3루수 손호영의 실책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구본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만루 위기를 맞은 것은 최이준의 책임도 있었다.

더이상 롯데에게 교체 카드는 없었다. 그저 최이준을 믿고 기도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던 셈. 노련한 박해민은 최이준의 시속 147km 직구를 때려 중견수 키를 넘는 싹쓸이 2루타를 쳤고 그렇게 롯데는 승리와 완전한 이별을 했다.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된 한판이었다. 불펜투수진이 헐거워도 너무 헐겁다. 트레이드라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손호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큰 재미를 봤다. 하지만 투수는 '금값'이다. 웬만한 팀이라면 필승조에 버금가는 자원을 트레이드 카드로 쓸 리가 만무하다. 과연 롯데에게는 어떤 타개책이 있을까. 불펜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마무리투수마저 흔들린다면 뚜렷한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 한현희 ⓒ롯데 자이언츠
▲ 김강현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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