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했는데, 정작 꽃범호는 “끝까지 고심”…크로우 대체자에게 OK 사인 안 냈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우타자가 가장 중요하다.”
KIA 대체 왼손 외국인투수 캠 알드레드는 좌타자 피안타율 0.167, 우타자 피안타율 0.239다. 이 수치만 보면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단 초반 좌타자에 비해 우타자 상대에 다소 어려움을 보이는 모습도 있었다.
실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우타자 8명이 들어간 라인업을 효율적으로 요리했다.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이었다.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알드레드는 좌타자 바깥쪽 슬라이더와 스위퍼가 주무기다. 우타자에게도 이걸 쓰긴 하는데 타자들이 잘 맞히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알드레드가 우타자 바깥쪽을 공략하는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본 건 고무적이었다. 또한, 하이패스트볼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140km 후반을 뿌리기 때문에 구위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낮은 궤적을 그리는 변화구와 대비되며 NC 타자들을 속였다.
알드레드의 성적은 8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43. KIA는 8월15일까지만 알드레드의 정식선수 등록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이때까지 정식선수로 등록하면 포스트시즌에서도 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알드레드를 내보내고 새로운 외국인투수를 영입해서 8월15일까지 등록해야 한다. 대권을 노리는 KIA가 외국인투수 등록을 8월15일 이후로 넘길 가능성은 제로다.
현장에선 알드레드가 무난히 정식 외국인투수가 되는 것으로 바라본다. 지금 갑자기 새로운 외국인투수를 영입해도 알드레드보다 잘 한다는 보장이 없다. 적응하는데 시간은 필요하다. 알드레드가 단점도 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신중했다. 25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우타자 상대가 가장 중요하다. 우타자, 좌타자 상대할 때 모두 좋은 상황이 벌어지는 게 좋다. 그런 2선발이 필요하다. 알드레드가 잘 던지지만 어떻게 할지 끝까지 고심하겠다. 지금 상태에선 좋은 피칭을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알드레드에게 의례적으로 건전한 긴장감을 갖게 하는 목적이 아니다. 진짜 고민하고 있음을 그 다음 대목에서 알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날짜(8월15일)가 다가올수록 상대 팀들, 상위권 팀들의 분석 여부를 체크해보고 어떤 게 좋은지 판단해야 할 시기가 오면 판단하겠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포스트시즌서 만날 수 있는 3팀 중 2팀에 좋지 않았다. 두산을 상대로 6월8일 데뷔전서 3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볼넷 6실점했다. 삼성을 상대로는 2경기서 평균자책점 8.22로 부진했다. 이게 신경 쓰일 수 있다.
알드레드는 23일 5이닝 완봉승을 따내고 “무조건 여기에서 우승컵을 올리고 싶다. KIA에 온 게 굉장한 행운이다.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 KIA는 타격과 수비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해준다”라고 했다.
KIA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지만 이범호 감독은 아직 OK 사인을 주지 않았다. 알드레드가 8월15일까지 이범호 감독과 KIA 사람들에게 좀 더 좋은 투구로 쐐기를 박아야 할 듯하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앞으로 크게 부진하지 않다면 알드레드가 정식 외국인투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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