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최욱이 ‘정치인과 식사’ 거절하는 이유

차형석 기자 2024. 7. 2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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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된 MBC 파일럿 프로그램 〈최욱의 욱하는 밤〉은 그의 지상파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사와 예능을 잇는 ‘웃음 장인’ 최욱을 만났다.

방송인 최욱씨(46)가 진행하던 KBS 〈더 라이브〉는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이었다. 2023년 11월,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 영상 프로그램’ 4위를 차지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순위였다. 하지만 조사 결과가 나왔을 즈음,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박민 KBS 사장 취임 이후였다. 진행자는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채 하차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MBC 파일럿 시사 프로그램 〈최욱의 욱하는 밤〉(2회 편성)의 MC를 맡는다는 소식이 더 화제가 되었다.

7월4일 오후, 방송인 최욱씨를 만났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는 유튜브 라이브 ‘매불쇼’ 촬영을 마친 직후였다. 그는 이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후작업까지 관여한다. 인터뷰 중에도 양해를 구하며 제작진과 유튜브 ‘섬네일’에 대한 의견을 카톡으로 주고받았다. 인터뷰 첫머리에, 두 차례 방송된 〈최욱의 욱하는 밤〉이 계속될지 물었다. 이날까지 이후 정규 편성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고, 그는 “방송사의 결정에 따를 뿐”이라며 개의치 않는 듯했다. ‘그래도 간만의 지상파 복귀인데’ 싶었지만 인터뷰 말미에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 ‘방송주의자’라는 단어가 사전에 등재된다면 그의 이름이 예문에 등장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는 언제든 방송으로 직진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 무대가 지상파이든, 유튜브 방송이든.

ⓒ시사IN 박미소

〈최욱의 욱하는 밤〉 반응은?
시청률이 2.4%가량 나왔다. 시청률과 별개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순위 차트(랭키파이가 구글 트렌드지수와 네이버 검색량 등을 합산해 집계)에서 2위를 했다. 저도 알고, 제작진도 알고, 모두가 알다시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건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출발했다. 나도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매불쇼’ 구독자가 175만명(7월4일 기준)이더라. ‘압도적 재미’라는 수식어는 누가 붙였나?

내가 지었다. 제목을 지으면서 현재 잘 사용하지 않는 수식어를 쓰고 싶었다. ‘너무 재미있는 매불쇼’ 이러면 식상하니까. 그래서 ‘압도적’이라는 단어를 찾아낸 것인데,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대한민국의 많은 광고에서 그 단어를 쓴다. 내가 먼저 쓰기 시작한 거다. 이거는 세상이 정확하게 알아줬으면 좋겠다.

<최욱의 욱하는 밤>에는 유승민 전 의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 등이 출연했다. ⓒMBC <최욱의 욱하는 밤> 화면 갈무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송인데, 하루 ‘루틴’이 어떠한가?

매불쇼 촬영 끝난 이후부터 설명하면 이렇다. 방송 뒤에 후작업을 한다. 유튜브 섬네일 제작 등 후작업을 하고, 집에 가서는 방송하는 동안에 발생한 뉴스를 싹 정리한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챙겨 듣는다. 시간이 부족해 샤워할 때도, 이동할 때도 틀어놓는다. 또 국회 영상 등 영상 자료를 체크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영상을 쓸지 제작진에게 전달한다. 낮 12시40~50분에 스튜디오에 도착해 생방송이 시작하는 2시 전까지 어떤 뉴스를 할지 정하고, 내 나름대로 서사를 만들어 뉴스를 배치한다. 그냥 배치하면 나열에 그친다. 맥락에 맞게 서사를 짜고 리드 멘트를 준비한다. 수요일에는 정치인이나 논객이 출연하는 ‘수요난장판’이라는 토론 포맷의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화요일에 녹화해, 어떤 부분을 살리고 죽일지 선별하고 밤새 후작업을 한다. 이번 주는 수요일 아침 9시에 모든 작업이 끝났다.

왜 그렇게 후반 작업까지 참여하나?

그렇게까지 하니까, 아무것도 아닌 내가 그나마 나름의 경쟁력을 갖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더 라이브〉 진행할 때는 집에 오면 밤 1시였다. 물리적으로 ‘매불쇼’를 준비할 시간이 적었다. 그때보다 매불쇼에 할애할 시간이 늘어나니 조회수와 구독자가 더 많이 늘더라. 노력한 만큼 반응해주시니까 안 할 수가 없는 거다.

밥 먹을 시간도 없어 보인다.

점심을 안 먹는다. 친구도 잘 안 만난다. 참고로 정치인과도 식사 안 한다. 〈더 라이브〉도 했고, 매불쇼에도 정치인이 많이 나오니까 식사 제안을 꽤 받는데, 그런 자리에 절대 안 간다. 의도적으로 피한다. 그 사람과 관련한 사안이 현안으로 터질 수도 있으니까, 사람인 이상 친해지면 방송에서 잘 다루기가 쉽지 않다. 그런 걸 방지하고 싶다. 정치인과 친할 이유도 없고. 작가·기술팀·제작진 등을 금요일 저녁에 숙제하듯이 만나는 게 전부다. 그리고 수요일 저녁과 토요일 아침에 풋살 하는 정도. 풋살 할 때가 좋다.

함께 방송을 했던 PD가 어느 글에서 “거침없는 입담과 달리 신중하고 낯가림이 심하다”라고 썼더라.

사람 만나는 거를 좀 힘들어한다. 누구 소개해주겠다며 함께 만나자는 제안을 받곤 하는데, 그런 자리에 일절 안 간다. 모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안 간다. 그런데 방송은 다르다. 방송할 때는 너무 편하다. 방송에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다. 그 사람의 새로운 사고 방향과 콘텐츠가 재미있다. 방송은 너무 편한데, 일상은 불편하다. 사람들이 ‘그럴 수가 있나요?’ 하는데, 그럴 수가 있다.

‘소년 최욱’ 때부터 방송을 하고 싶었나?

어렸을 때부터 진짜 누군가를 웃기고 싶어 했다. 그냥 ‘네가 누구냐’라고 묻는다면 ‘사람들을 웃기고 싶어 하는 사람’ 그게 딱 나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라, 그것만 생각하며 지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오락부장’ 임명장까지 받았다. 교육청에서 시범 수업 참관하러 오면 내가 진행을 하기도 했다. 학교도 웃기려고 다녔다.

오늘 방송을 보니 중간중간에 검사 이름을 알려주더라. 그리 유명하지 않은 이름인데, ‘시사의 디테일’을 꼼꼼하게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패널들이 어떤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거나 문장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해 말하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 생방송에서는 진행자가 그 공간을 채워줘야 한다. 그 공간을 채울 수 있게끔 진행자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나는 이쪽 분야(시사) 사람이 아니었다. 전문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잘 몰라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그게 너무 두려웠다. 생방송은 주워 담을 수도 없다.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틀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는 거다. 그래서 하루 종일 내 나름대로 뉴스를 보고 듣는다.
틀리지 말아야 한다. 제일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간단한 뉴스 하나도 여러 기사를 다 확인한다. 얼마 전에 ‘채 상병 특검’ 이슈 때 출연자가 특검 추천권에 대해 헛갈려 하더라.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특검법안과 22대 특검법안이 다르다. 그 말을 한 분이 민망하지 않게, ‘쓱’ 정정을 한 적도 있다. 틀리지 말자, 그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한다.

시사 방송 아이템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

기준이 명확하다. 우리 사회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고른다. 개인 비리보다는 권력형 비리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문제가 사회에 만연해 있는지를 따진다.

‘시사 예능’의 어려움은?

반드시 ‘재미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 재미가 웃음이 될 수도 있지만, 평소에 듣지 못했던 정보가 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방향을 제공하는 것도 재미다. 뭐가 됐든 재미가 있어야 한다. 나의 직업적 정체성은 언론인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니다. 나는 ‘광대’다. 광대가 시사 콘텐츠를 할 뿐이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박처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재미를 어떻게 적절하게 배분할지 항상 고민한다. 실패하면 정정하고 수정하고, 매일 그렇게 시험 본다고 생각한다.

최욱씨는 2014년 옛 ‘국민라디오’ 팟캐스트에 출연했을 때 ‘돌잔치 같은 행사 사회를 맡겨달라’며 핸드폰 번호를 공개했다. 취재 섭외 차 전해 받은 번호와 뒷자리가 같았다. 그때 그 번호를 바꾸었냐고 묻자, 지금도 그 번호를 유지하며 핸드폰을 두 개 사용한다고 답했다. 전화를 받지는 않지만, 카톡 내용을 확인한다고 했다. 왜?

“여론 청취를 많이 한다. 내가 잘못된 길을 갈 수도 있으니까. 여론의 다양성을 알기 위해 그때 그 번호 그대로 유지하고 휴대전화를 두 개 쓴다. 커뮤니티를 보면 ‘최욱 좋아했는데 지금은 별로다’ 이런 글이 올라온다. 그 사람이 정말로 저를 좋아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그 번호를 알고 있다는 건 그 사람이 정말로 저한테 관심이 있고 좋아했다는 거다. 나를 정말로 좋아했던 사람들에게서 오는 카톡을 보며 여론 변화 추이를 알 수 있다. 예전에 전화번호를 공개하면서, 행사 섭외가 꽤 와서 경제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초창기에는 팟캐스트에서 연애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사 전문’이 되었는데.

탄핵 정국 때 시사 이슈가 굉장히 활성화되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팟캐스트에서 한마디 하면 사람들이 퍼나르고 칭찬받고 그랬다. 그런 칭찬을 받으니 들뜨기도 했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가로세로연구소’ 같은 유튜브가 굉장히 떴다. 화제라기에 한번 봤는데, 괴로웠다. 너무 저질이라서. 그런데 혹시 나도 저렇게 방송했던 것은 아닌가 싶더라. 그때가 내 인생에서 중요한 포인트였다. 반성을 많이 했다. 그때는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휩쓸려가지고 했던 발언들이 칭찬을 받기도 하고 그랬으니까. 그러다가 KBS 〈저널리즘 토크쇼 J〉를 하면서, 시사와 언론을 접하는 태도가 그전과는 많이 바뀌었다.

어떤 계기로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했나?

프로그램 섭외 전화가 왔는데, 단칼에 거절했다. 언론 비평 프로그램은 시사 현안을 완벽하게 꿰뚫고 그 현안을 언론이 어떻게 다루는지 이야기해야 하는데, 많이 부담스러웠다. ‘프로그램에 최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연락이 오는데, 그때 섭외를 해온 기자 출신 담당 CP가 굉장히 끈질긴 사람이었다. 계속 사양했는데 ‘그럼 한 회만 출연하자’고 해서 그것까지는 거절하지 못했다. 그 사람이 아주 집요한 사람이었다(웃음). 매주 그만두겠다고 했다. 매번 하면서도 정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있는 거라고 생각하며 몇 년을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때문에 잘된 프로그램이다(웃음). 나중에 그 프로가 백상예술대상도 받았다.

언론 비평 프로그램이라 보수언론의 비판도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에 〈조선일보〉 같은 데서 내 사진을 지면에 실으면서 비판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나는 타당하다고 봤다. 왜냐하면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조선일보〉 비평을 많이 했으니까. 나도 하는데, 그들이 나에 대해 비평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닌가? 우리도 너 까는데, 네가 나 까는 거 당연하지. 물론 그 비판의 논조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시사 프로그램 하면서 ‘편향’ 시비에 걸리기도 하는데.

국민의힘 무슨 특위에서 제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한 걸 본 적이 있다. MBC 로비에도, 저같이 편향된 사람을 왜 쓰느냐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고 전해 들었다. ‘내가 편향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기본값으로 갖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편향될 수 있으니까, 내가 뭐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너 편향됐지?’라는 말을 듣는 걸 되게 싫어한다. 그래서 그러지 않으려고 굉장히 애를 쓴다. ‘내가 이 사안을 편향적으로 다루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나름대로 노력은 하는데, 그렇게 안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안다. 그렇게 보이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도 맞고.

지난해 목 디스크로 고생하면서도 쉬지 않고 방송을 했다고.

방송을 하고 나면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다. 설 연휴 때 목 디스크로 고생을 많이 했다. 방송할 날이 다가오는데, ‘방송을 해, 말아?’ 갈등이 됐다. 하루 쉬었는데, 하루 쉬는 고통이 더 크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왜 그렇게까지 방송을 하나?

방송이 재미있고, 저한테 소중한 것 같다. 몸이 아픈 고통보다 방송을 하루 쉬었을 때 느낀 불쾌감이 더 컸던 것 같다.

최욱씨가 진행했던 KBS <더 라이브>의 한 장면. 이 프로그램은 박민 KBS 사장 취임 이후 폐지됐다. ⓒKBS < 더 라이브> 화면 갈무리

그렇게 좋아하는 방송인데, 〈더 라이브〉 하차가 힘들었겠다.

아니, 그건 좀 설명이 필요하다. 나는 프리랜서이고, 제작진이 나를 원하면 방송을 하는 것이고, 원하지 않으면 그만둔다. 방송 프로그램은 내 것이 아니지 않나. 〈더 라이브〉가 없어진다는 걸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 프로그램을 못하게 되더라도 나는 매우 유쾌하고 매우 간결하게 끝인사하고 떠날 거라고 했다. 그런데 4년을 매일 한 방송인데, 작별인사도 없이 그만두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공교롭게도 하차 직전에 갤럽 조사가 나왔는데,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1위로 나왔다. 그런데 왜 프로그램이 없어지는지 알 수가 없었고, 끝인사도 할 수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 내가 아무 말도 안 하면, 그걸 엄중하게 보고 있는 사람들 처지에서는 굉장히 화가 날 것 같더라. 비겁해 보일 수도 있고. 그래서 거기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내가 아무리 소중하게 생각하는 방송이라도 그 방송을 못한다고 짜증내거나 아쉬워하거나 아까워하지 않는다. 내 것이 아니니까. 그런데 그때는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라 비판의 목소리를 낸 거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목소리를 시사 토론장에 다 올려놓고 싶다’고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목소리를 가판대에 올려놓고, 이 목소리 중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합리적 목소리는 뭔가요, 하며 물어야 한다는 거다. 판단은 소비자가 알아서 한다. 그런데 언론이, 세상에 존재하는데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안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그러면 일단 그 사안을 최소한 가판대에 올려놓고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아예 올려놓지도 않는다. 저는 그런 목소리를 다 공개하고 시청자, 다시 말해 소비자가 선택하게 하는 세상이 건강한 세상이라고 본다.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이슈는?

‘신학림 구속’ 건이다(검찰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검증 보도’를 한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를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대선 전에 가장 관심을 끈 게 대장동 관련 이슈였다. 〈뉴스타파〉에서 대장동 이슈를 보도한 것인데, 그 보도와 관련해 구속된 거잖나. 언론 자신들과 매우 관련이 있는 사안인데도,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하더라. 어찌 보면 본인들 당사자의 일인데, 보도하지 않는 게 나는 이해가 안 간다. 어떤 타깃이 되었을 때 나도 억울하게 구속될 수 있는데, 나의 구속에 대해 함께 억울해해주는 언론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좀 무섭다.

앞으로 어떤 방송을 하고 싶나?

매우 간단하다. 재미있는 방송을 하고 싶다. 그게 내 철학인데, 시대에 따라 시청자가 요구하는 재미는 다 다르다. 나는 재미를 선도할 능력은 없다고 확신한다. ‘여기에 여러분이 여태 못 봤던 재미가 있습니다’ 하며 어떤 트렌드를 만들고, 그 재미를 선도할 능력은 없다고 확신한다.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걸 내가 잘 맞추어주는 거다. 지금은 시청자가 시사 콘텐츠의 재미를 원해서, 이걸 하는 거다. 언젠가 시절이 바뀌면 조회수가 떨어질 거다. 그때는 나라는 존재가 필요없어질 텐데, 그러면 다른 재미를 찾아서 갈 거다. 계획 같은 거는 원래 없다. ‘내가 뭘 하고 싶다’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거라면 하고 싶다’이다.

시사 예능을 보는 사람들이 ‘이거는 알아주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특정한 정치인 이름을 대면서 국민이 지켜줘야 한다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정치인이 국민을 지켜줘야지, 왜 국민이 정치인을 지켜주나. 나는 그 말이 굉장히 불편하다. 정치적으로 누구의 편이 되고 싶지도 않고, 누구의 편도 아니다. 그런데 그런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댓글이나 커뮤니티를 보면, 나를 두고 누구의 편이라는 이유를 들며 비판하거나 칭찬한다. 그런데 나는 누구의 편인 사람이 아니다. 누구의 편이라서 좋다는 말은 칭찬이라도 불편하다. ‘손석희는 진지하게 보시고, 저는 만만하게 봐달라’고 했는데, 내가 소비자라도 그럴 거 같다.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토론은 뭔가 각 잡고 볼 것 같다. 최욱이 한다고 하면, 그냥 라면 먹으면서 볼 것 같다. ‘심신이 피곤할 때 켜놓고 쉬면서 본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행복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진짜 좋다.

차형석 기자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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