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변심, '채 상병 특검법' 말 바꾸기... 원외 대표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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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말을 바꿨다.
한 대표는 지난달 23일 출마 기자회견 당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며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표는 취임 첫날인 24일 취재진과 만나 '채 상병 특검법안 발의 뜻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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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의식한 듯...개혁신당 "조변석개" 비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말을 바꿨다. 당대표가 되면 법안을 발의하겠다더니 한 달 만에 뒤로 물러섰다. 측근들은 법안 발의를 아예 없던 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특검법 자체에 반대하는 현역의원들의 강경 기류를 감안해 당내 분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일성으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던 한 대표의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제3자 특검 발의하겠다"→"발의 내가 하는 것 아냐"
한 대표는 지난달 23일 출마 기자회견 당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며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다. 민심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는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부족하면 특검 추진 여부를 결정하자는 당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단, 한 대표는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더불어민주당 안과 달리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제3자 추천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선 이후엔 온도 차가 뚜렷하다. 한 대표는 취임 첫날인 24일 취재진과 만나 '채 상병 특검법안 발의 뜻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발의는 제가 하는 게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현역의원이 아니어서 법안을 직접 발의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겼지만, 불과 한 달 만에 특검을 관철시키겠다던 의지가 흐릿해졌다.
최측근 장동혁 "제3자 특검 논의 이어갈 실익 없어"
한 대표의 최측근 장동혁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제3자 특검법' 추진 자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SBS라디오에서 “오늘 (본회의에서) 만약 채 상병 특검이 부결된다면 저는 제3자 특검에 대한 논의를 굳이 이어갈 실익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안은 실제 부결됐다.
장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특검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제3자가 하는 특검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지, 채 해병 사건에 대해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한 대표의) 특검이 나온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비해 확연히 후퇴한 입장이다.
원내 의식한 듯...개혁신당 "조변석개" 비판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아무리 정치인의 말 뒤집기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여당 대표가 조변석개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의 '변심'은 원내 지지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채 상병 특검 반대로 똘똘 뭉친 당내 의원들과 척을 지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그가 원칙을 저버리는 모습은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상황이 달라지면 특검 카드를 다시 꺼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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