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요 경합주서 해리스에 박빙 우세... 바이든보다 격차 줄어
다만 바이든 때보다 해리스 3~5%p 높아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하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전망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요 경합주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초 트럼프는 주요 경합주 모두에서 우세했었지만, 지난 21일 바이든의 자진 후보 사퇴 이후 해리스가 트럼프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양상이다. 바이든 사퇴 이후 주요 경합주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간 양자 대결을 상정해 실시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과 에머슨대는 바이든 사퇴 다음 날인 22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5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펜실베이니아 등 4개 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앞섰지만 바이든이 후보였을 때보다는 격차가 좁혀졌다. 트럼프가 5%포인트 앞선 애리조나를 제외하면 조사 대상 경합주 격차가 모두 1~2%포인트로 오차 범위(±3.3∼3.4%포인트) 안에 있었다. 사실상 동률 수준에서 접전을 벌이는 중이란 뜻이다. 바이든 사퇴 전 진행한 여론조사 때는 트럼프가 이들 주에서 3~7%포인트 앞섰었다.
아울러 위스콘신주의 경우 해리스·트럼프 지지율이 47%로 같았다. 바이든 사퇴 전엔 트럼프 지지율이 5%포인트 높았다. 에머슨대는 “해리스는 지난달 바이든의 TV토론 참패 이후 떨어졌던 지지율 일부를 회복했다”며 “특히 젊은 층과 소수인종 등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해리스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가 결정되고 해리스가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 지 며칠 만에 진행된 조사였기 때문에 초기의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지난 22~24일 진행해 25일 발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지지율이 47%, 트럼프가 48%로 지지율 차이가 사실상 없었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맞붙었던 2020년 대선에서 3%포인트 이내 득표율 차이로 승부가 갈린 지역 7개 주가 주요 경합주로 분류된다. 이번 조사에서 빠진 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는 트럼프의 우세가 압도적인 곳이어서, 해리스가 나머지 경합주 중 몇 주에서 승리하는지가 대선 결과를 가를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는 경합주 5곳 중 4곳에서 다소 앞섰지만 그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바이든은 사퇴 전까지 주요 7개 경합주 모두에서 트럼프에게 크게 밀렸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는 애리조나(해리스 44%, 트럼프 49%)만 빼고, 오차범위 안쪽까지 트럼프를 따라잡았다. 조지아에서 해리스의 지지율은 46%, 트럼프는 48%였고 트럼프와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V.D. 밴스가 첫 합동 유세를 한 미시간에도 해리스가 45%, 트럼프가 46%로 팽팽했다. 지난 13일 트럼프가 유세 중 총격을 당했던 펜실베이니아는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율이 각각 46%, 48%였다. 트럼프 총격 이후 공화당 전당대회(15~18일)가 열린 데 이어 해리스가 23일 유세에 나선 위스콘신에선 지지율이 47%로 동률이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NYT와 시에나대의 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는 지지율이 같았는데, 바이든 사퇴 전 조사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을 6%포인트나 앞섰었다. NYT는 “민주당 유권자의 70%는 치열하고 지루한 대선 후보 경쟁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당이 해리스 후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통합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기는 하지만, 해리스는 8월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통해 공식 후보로 확정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 언론들은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가 주요 경합주 중에서도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러스트 벨트’(제조업 쇠퇴 지역)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는 네바다·조지아·애리조나 등 선벨트(sun belt·남부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와 비교해 상당한 우위를 보여온 반면, 러스트 벨트 지역에선 해리스와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리스가 러스트 벨트에서 트럼프를 앞서지 못하면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해리스는 지난 23일 위스콘신에서 야외 유세를 할 때 때 “백악관으로 가는 길은 위스콘신으로 통한다”고 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가 러스트 벨트 지역 지지율 제고를 위해 ‘노동자 표심(票心)’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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