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차우찬, 그리고 송은범… '뜬금포' 삼성은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은 그만한 클래스를 가지고 있기에 그렇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 능력은 떨어지지만, 그 클래스는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이들을 영입할 때 기대하는 것도 그 이유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생각보다 높은 고점을 기대할 수 있다.
KBO리그 통산 121승을 거둔 좌완인 장원삼(41)도 말년에 여러 팀의 부름을 받았다. 전성기에서 꺾인 채 2018년 삼성에서 1군 8경기 출전에 그친 장원삼은 이제 사실상 팀의 전력에서 제외되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장원삼은 그대로 현역의 문을 닫을 생각이 없었다. 삼성에서 나온 뒤 프로구단의 문을 두드렸고, 2019년 LG, 그리고 2020년에는 롯데에서 2년을 더 뛰고 현역을 마감했다.
KBO리그 통산 457경기에 나간 좌완 차우찬(37)도 마찬가지 경우였다. LG에서의 경력 마지막 당시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전력에서 배제되고 있었던 차우찬은 2022년 롯데와 계약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롯데는 어깨가 좋지 않은 차우찬을 영입하며 ‘재기’를 도와 1군 전력감으로 쓰겠다는 계획이었다. 두 사례 모두 해당 팀이 장원삼 차우찬의 클래스를 높게 평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성기 만큼은 아니어도 1군에서 간헐적으로 통하기만 해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는 것이었다. 연봉 부담이 크지 않기에 그랬다.
다만 두 선수의 이적은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끝났다. 장원삼은 2019년 LG 소속으로 1군 8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7.98에 그쳤다. 2020년 롯데 소속으로는 13경기에 나갔지만 평균자책점은 역시 7점대(7.68)였다. 통산 121승의 승수는 2년간 더 추가되지 않았다. 차우찬도 결국 몸 상태에 발목이 잡혔다. 롯데 이적 후 1군에서는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KBO리그 통산 1군 457경기 출전으로 현역을 마감했다.
그런 상황에서 또 흥미로운 케이스가 등장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오랜 기간 KBO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던 송은범(40)이 그 주인공이다. 삼성은 25일 송은범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현역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송은범은 최근 삼성의 테스트에 응했고, 테스트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삼성은 송은범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잔여기간 연봉 5000만 원, 인센티브 3000만 원 등 총액 8000만 원에 계약했다.
한 시즌 풀계약이 아니라 이제 50경기도 남지 않은 잔여 경기 연봉이라는 점에서 삼성이 송은범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은 “5월 중순 경산 볼파크 재활군에 합류해 체계적인 훈련을 소화한 송은범은 7월 중순 구위 점검 및 라이브 피칭을 통한 구단 최종 테스트를 통과했다. 현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체력 훈련과 기술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통산 21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에서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반기 체력이 떨어진 불펜진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음은 물론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멘토로서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송은범은 2003년 SK에서 1군에 데뷔해 KIA·한화·LG를 오가며 1군 통산 680경기에 나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통산 88승95패27세이브57홀드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선발·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뛰었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4.57이다. 2022년 LG에서 1군 25경기, 그리고 지난해에는 4경기에 나갔다. 다만 LG 불펜에서 입지가 축소됐고 끝내 방출됐다.
나이가 적지 않아 은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송은범은 은퇴를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역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몸에 아픈 곳도 특별히 없고, 충분히 더 뛸 수 있는 몸 상태에 의욕도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 삼성의 테스트에 응했고, 최종 결과는 합격이었다. 구속은 최고 140㎞대 초·중반으로 전성기보다는 떨어졌지만 워낙 경험이 많고,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삼성은 시즌 초반 잘 나갔던 불펜이 헐거워졌다. 마무리 오승환, 그리고 제1셋업맨으로 생각했던 김재윤의 경기력이 이어지지 않았던 게 컸다. 또 다른 베테랑들인 임창민 김태훈의 경기력도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고 젊은 선수들 중 이들을 당장 대체할 만한 자원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 사정상 일단 올해를 버티고, 다음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송은범의 2023년 경기력은 확고부동한 1군 선수라고 보기에는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푹 쉬기는 해 후반기 전력 질주가 가능하기는 하나 전성기 기량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삼성도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테스트 과정에서 뭔가를 봤기에 사인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삼성의 선구안이 시즌 후반 판도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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