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305] 파국에 접어든 중국

당국(當局)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 우리 공무원들은 늘 긴장한다. 행정 당국의 어떤 실수나 권한의 남용을 지적하는 내용이 자주 따르기 때문이다. 이 단어는 권한을 위임받아 뭔가를 직접 집행하는 정부 기관을 곧잘 지칭한다.
그러나 중국 쓰임에 있어서 이 단어는 ‘게임’과 더 관련이 깊다. ‘국(局)’이 바둑이나 장기 등 게임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세돌과 인공지능의 승부가 펼쳐진 바둑 대결을 우리는 세기적인 대국(對局)으로 치부하며 지켜본 적이 있다.
게임의 승패가 펼쳐지는 상황을 국면(局面)이라거나 형국(形局), 국세(局勢)라고 한다. 승부가 갈리지 않고 비슷하게 드러나면 화국(和局)이나 평국(平局)이다. 서로 대치하면 강국(僵局),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난국(難局)이다.
파국(破局)이라는 단어의 쓰임에서 중국은 우리와 미묘한 듯 보이지만 제법 큰 차이를 드러낸다. 우리는 이 단어를 ‘어떤 일이나 사태가 결딴남’ 정도의 뜻으로 푼다. 그러나 중국의 ‘파국’은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인들은 잔뜩 꼬여버린 상황에서 유리한 국면[局]으로의 전환[破]을 시도한다는 의미로 이 단어를 쓰곤 한다. 적극적인 상황 타개, 변수(變數)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려는 게임 주도자의 노련하며 전략적인 입장이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대응하는 중국의 ‘파국’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에는 공산당 최고 회의를 열어 ‘생산력의 질적인 향상(新質生産力)’ 등의 방침을 확정했다. 게임의 요소를 읽어 위기에 대비하려는 중국의 속성이 눈에 띈다.
그러나 그 효과가 긍정적이리라고 보는 사람은 적다. ‘1인 권력’의 시스템이 견고해지면서 효율적인 의사 조정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향후 중국 공산당이 맞이할 결국(結局)이 싸움에서 지는 상황, 즉 패국(敗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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