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으러 한국 왔어요” 파리 대신 서울서 2천만원 쓰는 외국인들 [여행N웰니스]

권효정 여행플러스 기자(kwon.hyojeong@mktour.kr) 2024. 7. 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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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호들의 ‘한국 일상’ 경험
마음의 휴식을 파는 신개념 여행
편의점 라면에서 찾은 서울의 맛
확장하는 관광 산업, 웰니스 투어리즘
※ 매일경제 여행+는 호텔 컨설팅 전문가 한이경 폴라리스 어드바이저 대표와 함께 웰니스와 여행의 미래를 들여다보는 ‘여행N웰니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한국 / 사진=언스플래쉬
파리와 런던 대신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이들은 한강변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촬영지를 둘러본다. 독특하고 진정성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인의 일상이 세계인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럭셔리 관광객은 18만 명에 달했다. 이중 상위 1%는 퍼스트클래스나 VIP 전용기로 입국해 1인당 평균 2116만 원을 현지 경험에 썼다. 교통비와 쇼핑을 제외한 금액이다.

이는 단순한 한류 열풍을 넘어선다. 전 세계적 관광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준다. 동시에 한국 관광 고급화와 다양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럭셔리 관광 개념이 재정의되는 가운데, 한국은 이 새로운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 한류 영향뿐만 아니라 글로벌 관광 산업의 급변하는 기류를 담아내고 있다.

관광객에서 지역 구성원으로
팬데믹이 바꾼 여행 패러다임
휴식 / 사진=언스플래쉬
격리와 봉쇄를 겪으며 사람들은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깊이 성찰했다. 이로 인해 ‘재생 여행(Regenerative Tourism)’이란 개념이 탄생한 것이다.

재생 여행은 기존 관광 개념을 확장한다. 개인 중심적 소비 여행에서 현지 생태계와 지역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목표다. 여행자가 일회성 방문객이 아닌 지역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갖는 여행 철학이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 이하 메리어트)도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 2021년, 메리어트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콘텐츠 부서 워싱턴 포스트 크리에이티브 그룹(WPost Creative Group)과 손잡고 ‘재생 여행 스토리텔러’ 프로젝트를 열었다.

프로젝트에서 선발한 스토리텔러 세 명은 지역 경제와 문화를 살리면서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여행 방식을 선보였다. 무분별한 소비보다는 상호 이익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접근법은 관광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여행 가방에 ‘자아’를 담다
뉴 에이지 투어리즘의 부상
요가 / 사진=언스플래쉬
해외 전문가들은 ‘올드 투어리즘’(Old Tourism) 시대가 저물고 ‘뉴 에이지 투어리즘’(New Age Tourism) 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한다.

최근 여행 트렌드는 획일화된 패키지를 탈피해 개성과 자아 성찰을 중시한다. 새로운 세대의 여행객은 수동적 관람을 넘어 현지 문화에 적극 동참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관광업 지형도를 재편하고 있으며 ‘뉴 에이지 투어리즘’이란 신생 장르를 창출했다.

뉴 에이지 투어리즘 대표 형태로 ‘웰니스 투어리즘’이 주목받고 있다. 웰니스 투어리즘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성 있는 치유 산업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일상 휴식을 넘어 자아 발견, 치유,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여행을 말한다.

경험경제 창시자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파인 2세(Joseph Pine II)은 소비 트렌드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파인 교수는 소비자 행동 변화를 관찰하며 분석해왔다. 지난 20여 년간 사람들이 새로운 경험에 돈을 썼다면, 이제는 인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 파인 교수는 이를 ‘전환경제(Transformation Economy)’라고 정의하며 웰니스 관련 산업군의 급속한 성장을 전망했다.

파인 교수 이론을 여행 분야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인물로 트랜스포메이셔널 트래블 카운슬(Transformational Travel Council, TTC)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제이크 하퍼트(Jake Haupert)가 있다. TTC는 미국 시애틀에 본사가 있는 비영리 단체다. 하퍼트는 웰니스 투어리즘을 통상적인 여행을 넘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웰니스 투어리즘 사례는 다양하고 혁신적이다. 극한 환경에서 탐험 여행,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는 ‘솔로 트래블’, 최적 수면을 추구하는 ‘슬립 투어리즘’, 중년층을 위한 ‘전환기 워크샵’ 여행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참여자에게 깊이 있는 자아 성찰과 의미 있는 삶의 변화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통적인 휴가의 틀을 깨고 개인의 성장과 웰빙에 초점을 맞춘다.

쇼핑백 대신 마음을 채우는 여행,
한국형 웰니스 투어리즘의 도전
쇼핑 / 사진=언스플래쉬
한국 관광 산업이 웰니스 투어리즘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강변 편의점에서의 라면 체험이 단순한 한류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한다.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진정성 있는 체험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외국인 관광객 / 사진=언스플래쉬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했지만 기존 케이팝(K-POP) 문화나 쇼핑 중심 관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목적과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치유 관광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찰 / 사진=언스플래쉬
이를 통해 케이팝(K-POP) 문화에 매료된 세계인의 관심을 한국만의 고품격 문화 체험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고유 문화와 철학을 바탕으로 한 웰니스 투어리즘 상품 개발을 제안한다. 한국 ‘사찰음식 문화’와 ‘템플스테이’가 대표적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외국인에게 한국 전통과 철학을 체험하면서 동시에 자아 성찰과 치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웰니스 투어리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처럼 한국만의 독특한 식문화와 체험을 더욱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기획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웰니스 투어리즘이 현재 글로벌 시장 수요와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한다.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관광업계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웰니스 투어리즘은 관광객 수의 양적 증가를 넘어 질적으로 향상된 관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지속 가능한 관광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단체 관광과 달리 소규모, 개별화된 여행을 지향하는 웰니스 투어리즘은 환경 부담을 줄이고 지역 문화를 존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관광 산업 질적 성장과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 자문 = 한이경 폴라리스 어드바이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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