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5→6-6→9-6' 최원태 헤드샷 퇴장+3실책 자멸도 극복…'승승승승승승승' 지는법 잊은 LG의 7연승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LG 트윈스가 선발 최원태가 1회부터 헤드샷 퇴장을 당하는 불운을 겪고, 세 개의 실책을 저지르면서 자멸하는 상황 속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롯데 자이언츠를 격파하고 7연승을 질주했다.
LG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1차전 '엘롯라시코' 홈 라이벌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9-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 선발 라인업
LG : 홍창기(우익수)-오지환(3루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박동원(지명타자)-김현수(좌익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김성우(포수), 선발 투수 최원태.
롯데 :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나승엽(1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손호영(3루수)-고승민(2루수)-전준우(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선발 투수 김진욱.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라이벌 매치인 엘롯라시코에서 먼저 웃은 것은 LG였다. 수많은 기회를 살라지 못한 롯데, 위기를 잘 넘겨가며 찾아온 찬스를 살린 것에서 희비가 교차됐다. 그리고 전날(24일) 폭우의 여파로 인해 경기를 치르지 못했는데,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미소를 지은 것도 LG였다. 1회부터 선발 최원태가 갑작스럽게 강판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롯데의 뒤를 쫓은 결과 대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경기 초반의 흐름을 잡은 것은 롯데였다. 1회말 롯데 선두타자 황성빈이 LG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121km 커브를 받아쳐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리더니, 후속타자 윤동희가 144km 직구를 공략해 1타점 적시타로 연결시키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나승엽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빅터 레이예스가 안타를 뽑아내며 다시 1, 2루의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다.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전이 끝난 뒤 무려 13일을 쉬고 나왔던 최원태. 너무 오래 쉬었던 탓일까. 손호영을 상대로 0B-2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144km의 빠른 볼을 던졌는데, 이 공이 손호영의 헬멧을 강타했다. 다행히 손호영의 몸 상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으나, LG 입장에서는 치명적이었다. 가뜩이나 불펜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에서 최원태가 '헤드샷 자동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LG는 이지강을 투입해 급한 불 단속에 나섰으나, 몸이 덜 풀린 상황에서 위기를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반대로 롯데가 기회를 잘 살렸다. 롯데는 이어지는 1사 만루 찬스에서 고승민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쳐내며 0-2로 달아났다. 그리고 전준우와 박승욱이 이지강을 상대로 연속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두 점을 보태며 경기 초반의 흐름을 손에 쥐었다.
1회 득점 이후 좀처럼 간격을 벌리지 못하던 롯데가 달아난 것은 4회였다. 4회말 2루수 땅볼로 출루한 황성빈이 시즌 38번째 도루를 통해 2루 베이스를 훔치며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윤동희가 3루수 방면에 평범한 땅볼 타구를 기록했고, 자연스럽게 이닝이 종료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때 LG 3루수 문보경이 송구 실책을 범했고, 2루 주자였던 황성빈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홈으로 내달리면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경기 초반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 발생했으나, LG도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3~4회 롯데 선발 김진욱을 상대로 득점권 찬스를 잡고도 고삐를 당기지 못했던 LG는 5회초 선두타자 신민재가 유격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튼 뒤 홍창기가 좌익수 방면에 2루타로 좋은 흐름을 이어받았다. 여기서 오스틴 딘이 김진욱의 4구째 130km 슬라이더를 공략, 타구속도 173.4km-비거리 120m짜리 스리런포를 폭발시키며 3-5로 간격을 좁혔다.
분위기를 탄 LG는 추격을 거듭,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7회초 선두타자 김범석이 롯데의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LG는 곧바로 대주자 최승민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후속타자 홍창기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만들어진 1, 3루에서 오지환이 롯데 진해수를 상대로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면서 롯데를 턱 밑까지 쫓았다. 그리고 8회초 선두타자 김현수의 볼넷과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또다시 기회를 잡았고, 신민재가 롯데 김강현에게 동점 적시타를 쳐 5-5 균형이 맞춰졌다.
롯데는 8회말 공격에서 대타 정훈이 투수 방면에 땅볼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때 LG의 바뀐 투수 김유영이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저질렀고, 롯데에게 무사 2루의 찬스가 쥐어졌다. 롯데는 후속타자 전준우가 진루타를 쳐낸 뒤 박승욱의 희생플라이를 터뜨리며 6-5로 다시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기는 이대로 끝나지 않았다. LG는 9회 오스틴과 문보경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마지막 찬스를 만들었고, 대타 구본혁이 천금같은 동점 적시타를 폭발시켰다.
결국 롯데가 9회말 공격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서 양 팀의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는데, 마지막에 웃는 것은 LG였다. LG는 연장 11회초 공격에서 문보경이 유격수 땅볼로 출루, 박동원이 롯데 3루수 손호영의 실책으로 출루, 구본혁이 볼넷을 얻어내며 마련된 만루 찬스에서 박해민이 최이준을 상대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11회 백승현이 등판해 롯데 타선을 묶어내고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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