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사이 100곳 사라져…부작용 심각
[KBS 제주] [앵커]
저출생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고민해보는 순서입니다.
출생아 수가 계속 줄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데요,
이는 돌봄 기능 저하와 교사들의 실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시 원도심의 한 주택가.
20년 넘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지던 어린이집이 올해 초 개인 주택으로 바뀌었습니다.
주 이용자는 인근의 맞벌이 신혼 부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사 1명이 3명의 아이를 맡던 영아반이 3개에서 1개로 줄자 폐원을 결정했고, 결국, 지원을 받았던 천여 만원의 기능 보강 시설비도 반환해야 했습니다.
[김을생/전 어린이집 원장 : "운영상의 어려움은 점점 커졌고 이런 가정 어린이집, 소규모 0세를 보육(하는) 어린이집들이 가정과 가장 밀접한 근거리에 있어요.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고."]
이 유치원은 인근에 병설 유치원이 생기고 저출생 등 영향으로 2022년에 문을 닫았습니다.
같은 해 도내에서 폐원한 유치원만 4곳.
유치원 부지는 용도변경도 어려워 빈 건물만 남을 경우 동네 분위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유재순/전 유치원 원장 : "(유치원)공실로 계속 놔둬야 하는 상황이 돼서. (누군가) 담배 피우고 저녁에 혹시 와보면. 그래서 화재 위험도 있고 계속 건물 관리를 안 해주면 너무 보기도 싫고."]
현재 도내 어린이집은 400여 곳, 5년 전보다 100곳 넘게 줄었습니다.
이처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문을 닫을 경우 단순히 해당 기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겠죠.
이미 곳곳에서 그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녀가 다니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한순간에 사라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부모와 아이들의 몫입니다.
[김은비/어린이집 폐원 경험 부모 : "(어린이집) 옮기고 3~4개월 너무 힘들어서 저도 급하게 반가 쓰기도 하고 조부모님 도와주셔서 긴급 하원하기도 하고."]
운전기사와 영양사, 교사들도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이들의 가정을 넘어 제주사회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음성변조 : "(아이들) 학비부터 시작해서 난감하죠. 실업급여 가지고는 안되고. 젊은 선생님들 같은 경우는 좀 더 불안할 것 같아요."]
아동 수 대비 교사 비율 조정과 지원을 통해 폐원을 늦추는 방안 등 대책이 시급합니다.
[김정연/제주도어린이집연합회장 : "부모님들의 안심 그리고 교사들의 고용창출 문제 이게 계속 유지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교사 대 아동 수를 줄여 달라고 정말 아주 간절하게 요청합니다."]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정작 공적 영역을 담당하던 보육 기관들의 폐원은 방치되는 상황.
맞벌이 비중이 전국 1위인 제주 특성과 실직 교사들 역시 출산의 영역에 포함된다는 점 등을 고려한 종합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박미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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