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 인생사' 히딩크가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을 맡은 이유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전 축구선수 이영표가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섭외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25일 밤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과몰입 인생사2'에는 이영표가 인생 텔러로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영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팀 감독을 맡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히딩크 감독이 처음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을 만난 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는 대한민국을 5대0으로 꺾으며 굴욕을 선사했다.

이와 관련 이영표는 "히딩크 감독의 대한민국 선수들을 향한 첫인상이 어땠을 것 같냐. 한 마디로 완전 순둥이들이었다. 경기 전날 네덜란드 대표팀이 먼저 훈련장을 쓰고 이제 한국 대표팀이 쓸 차례가 됐는데, 히딩크 감독은 멈추지 말고 계속 훈련하라 지시했다. 항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밖에서 기다렸고, 네덜란드 팀은 이 덕분에 15분이나 더 훈련장에 머물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일부러 훈련 시간을 어긴 거였는데, 네덜란드 선수들의 실력을 보여주며 완전히 기를 꺾으려 한 것이었다. 그때부터 심리전이 시작된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보고 히딩크 감독은 내일 경기는 무조건 이겼다고 생각했다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런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감독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영표는 "처음엔 이런 순둥이들과 축구를 하고 싶지 않아 거절하려 했다. 그래서 무리한 조건을 내밀었는데, 첫 번째는 '원하면 언제든 소집 훈련이 가능할 것'이라는 조건과 두 번째는 '강팀과 대결하기 위해 대전료 등으로 최소 100억 원을 준비할 것'이었다"라고 말했고, 당시 대한 축구 협회 국제부장이었던 가삼현은 그때를 떠올리며 "안 오겠다는 말로 들렸다. 참 어려운 조건이긴 한데,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히딩크가 등장해 조건을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열흘 뒤쯤에 돌아왔는데 알았다고, 조건을 맞춰주겠다 하더라. 거기서 매력을 느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조건을 맞춰주는 걸 보고 야망이 있다 느꼈다. 그래서 감독을 맡게 됐다"라고 들려줬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과몰입 인생사2']

과몰입 인생사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