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지도 보이콧’에…정부 “법적 조치”
의료계, 26일 전국 휴진하고 ‘의사 대토론회’에 집회도
정부가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들을 지도하지 않겠다고 ‘보이콧’ 선언한 것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의료계는 26일 하루 전국적으로 진료를 쉬고 대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일부 의대 교수들께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대하면서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운 제자들의 복귀를 어렵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께서는 더 많은 전공의가 돌아오도록 설득해주시고, 복귀한 전공의를 따뜻하게 환영해 훌륭한 전문의로 키워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보이콧은 전공의들의 수련 기회 자체를 막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심각하게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면서 “그런 행위가 만약 발생한다면 여러 가지 법적인 조치를 지금 강구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강제 사직처리와 전공의 추가모집은 문제 해결에 대한 일말의 실마리마저 없애버리고, 모든 문제의 책임을 일선 현장의 교수와 전공의들에게 돌려버리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했다. 가톨릭의대 외과학교실 교수들도 “우리 교실은 후반기 전공의 추가모집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수용하는 것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압력에 굴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등 이른바 ‘빅6’ 병원의 의대 교수 비대위도 23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절차가 시작됐으나 지원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교수들이 공개적으로 신규 전공의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전공의 지원율을 더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계는 토론회와 집회를 예고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6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주최로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의사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를 마지막으로 올특위는 잠정 중단된다.
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제는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아오더라도 제대로 교육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있다”며 “이에 보건복지부 장관님께 2025년 의대 정원 증원 취소를 엄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26일 복지부 청사 앞에서 ‘지역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2025년 의대 증원 취소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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