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 해병대 예비역들 항의에 “개판”…의장에 퇴장 요청
여야 ‘로텐더홀 규탄 대회’
본회의 시작 전부터 신경전
주진우 반대 토론 끝마치자
야 의원들 “800-7070” 야유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이뤄진 25일 여야는 국회 본회의 전후로 날 선 신경전을 펴며 부딪쳤다. 채 상병 특검법이 또 한 번 부결되자 여당 의원들은 손뼉을 치며 반겼고, 야당은 “민심이 또다시 거부당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부결되자 즉각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었다. 개혁신당은 참여하지 않았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특검법은 또다시 부결됐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본회의 시작 전부터 ‘방송4법’과 채 상병 특검법 등을 두고 찬반 입장을 밝히며 대치했다. 통상 여야가 서로 시간과 장소를 피해 규탄대회를 열어왔지만 이날은 동시에 로텐더홀에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방송장악법 거부한다’ ‘STOP 언론장악 입법폭주’ 손팻말을 들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을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님께 호소합니다. 순직해병특검 재의표결에 찬성해 주십시오’라는 현수막을 들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에워쌌다.
본회의장에서도 격한 공방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상대 당 의원이 발언자로 나설 때마다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채 상병 특검법 반대 토론을 끝마치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대통령실 전화번호인 “800-7070”을 외치며 여당을 압박했다.
여당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 전 의사진행 발언에서 채 상병 특검법 상정에 항의한 뒤 우 의장에 대한 인사를 생략한 채 단상을 내려갔다.
여야는 채 상병 특검법이 부결된 뒤 방청석에 자리한 해병대 예비역 연대 관계자들이 목소리를 높여 항의한 것을 계기로도 충돌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이들의 퇴장을 요청하며 우 의장에게 “의사진행을 똑바로 하라, 개판이다”라고 말한 게 문제가 됐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발언에서 “(개판이라니) 국민의힘이 스스로 개판이라고 인정하는 건가”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민주당 편을 든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소란이 이어지자 우 의장은 “국회의장은 여도 야도 아니고 국민의 편이다. 오늘의 이 모습은 국민들 보기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자중을 촉구했다.
이유진·박하얀·민서영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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