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술 '블랙팀' 있어야""내분 이끌자"…野 최고위원 토론회

차현아 기자 2024. 7. 2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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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오마이TV 주관으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7.25. photo@newsis.com /사진=추상철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8 전당대회(전국당원대회)를 앞두고 열린 첫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보수 세력의 분열과 갈등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봉주 후보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 후보 토론회에서 "제가 경험해온 보수 진영의 인사들을 보면 (대부분) 보수를 참칭한 권력지향 집단"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충돌하는 것도 권력 욕구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독재정권을 (분열시켜) 고립화하려는 전략은 무척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언주 후보는 정봉주 후보에게 "(정권 창출을 위해) 국민의힘 지지층 혹은 기존 보수층에 대립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정 후보는 "이 후보가 지도부에 들어온다면 저와 손잡고 'B팀'을 함께 해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다. 정 후보는 "(민주당 내에) 국민의힘을 부술 수 있는 '블랙팀'이 있어야 한다"며 "전략적 문제라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런 일을 지도부가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민석 후보는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는) 내분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그 고리를 정확히 때려야 한다"며 "전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이한제건('이이제이'를 변형한 것으로 한동훈 신임 대표로 김건희 여사를 통제한다는 뜻)'의 국면이 됐다"고도 했다. 이어 "(여당이) 스스로 탄핵의 뇌관을 만들 수 있도록 초점을 잘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선우 후보도 "보수 진영 내에서도 김건희 여사는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김건희 여사를) 포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단호하고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한 대표도 탄핵만이 본인이 살 길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강 후보는 "국회의 탄핵소추권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며 "저는 (국회 재표결 시 필요한) '매직 넘버' 8명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오마이TV 주관으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한준호(왼쪽부터), 정봉주, 민형배, 이언주, 전현희, 김병주, 김민석, 강선우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25. photo@newsis.com /사진=추상철


이날 후보들은 이재명 전 대표를 도와 차기 정권 창출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며 제각기 강점을 부각하고 나섰다. 한준호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저의 꿈은 민주정부 4기의 문을 여는 것이자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재명 대표와 함께 가는 것"이라며 "검찰과 언론 개혁문제에 제가 선봉에 서서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후보는 "차기 집권 때 반드시 이뤄야 하는 과제는 균형발전과 지역소외 현상 해결"이라며 "유일한 비수도권 출신 후보로서 지역 균형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김병주 후보는 "우리 당의 취약한 부분이 '안보'인데 (4성 장군 출신인) 제가 들어오면서 (안보는) 강점으로 변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대통령실 졸속 이전을 지적해냈던 것처럼 상대 후보와 지지도를 낮추는 역할은 제가 적임자"라고 했다.

현 정부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현희 후보는 "이재명 대표 중심의 민주당 정부를 세우기 위해 반드시 법리로 무장한 윤석열 정권에 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 여부를 찾아내야 한다"며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 등은 이미 명확히 입증됐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체로 후보들 간 견제 없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다만 김병주 후보는 정봉주 후보에게 "중간에 감옥도 다녀오고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당에 억울한 것이 많을 것 같은데 당은 해준 게 없으니 그게 자기(본인) 정치에 반영되지 않겠나"라고 질문했다. 정 후보는 "내년이면 무임승차를 할 수 있게 되는 나이가 된다"며 "이제 당에 섭섭함을 느낄 나이는 지났다"고 답했다.

김민석 후보는 정봉주 후보에게 "제 칭찬을 해달라"고 했고 정 후보는 김민석 후보를 향해 "2002년 대한민국 정치계에 샛별처럼 나타난 수퍼스타"라고 표현했다. 이어 "오랫동안 정치적 역경에 있었는데 다시 활약하는 걸 보면서 반가웠고, (현재 최고위원 경선 중) 표가 잘 안 나오는 것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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