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새벽 3시 일어나 서울로”…난임 치료 오픈런

김승희 2024. 7. 2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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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이들도 많지만, 반대로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쉽지 않은 난임부부도 많습니다.

요즘 출생아 열 명 중 한 명이 난임 시술로 태어나는데요.

난임병원이 많지도 않고 수도권에 몰려 있다보니, 새벽부터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를 갖지 못해 난임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국에 24만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환자들은 진료를 받으러 서울로 수도권으로 원정을 가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갓 동이 튼 새벽, 병원 문이 열리기 전부터 환자들이 몰리기 시작합니다.

[난임병원 환자]
"예약해도 오픈런 안 하면 2~3시간 기본 기다려야 돼서. 일찍 와서 대기 걸어두고."

오전 7시 반부터 진료가 시작되는 초음파실 앞입니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요. 벌써 14명이 대기 중입니다.

[황유임 / 서울 'ㅊ'난임병원 교수]
"(오전에만) 50~60명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술이나 이런 것들은 점심시간에 이뤄지는 경우들이 많이 있고요."

다른 병원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일산 ○○ 난임병원]
"대기 시간 좀 많이 예상하셔야 돼요. 거의 3시간은 그냥 대기해요. (새벽) 6시부터 줄 서시거든요."

[분당 ○○ 난임병원]
"어떤 교수님을 보냐에 따라 좀 다르긴 한데 처음 오시면 2~3시간 정도 걸려요."

환자들이 오픈런까지 불사하는 건 난임 전문 병원이 부족한데다 대부분 수도권에 쏠려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 난임병원은 총 268개.

절반 정도는 수도권에 있고, 지방에 있다 해도 대부분 대도시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술을 받으러 원정을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남 무안에 사는 탁은애 씨는 300km 넘게 떨어진 서울 병원을 한 달에 6번씩 오갑니다.

시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임상 경험이 많은 병원들을 찾아가는 겁니다.

[탁은애 / 난임 환자(원정 진료)]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광주송정역 가서 5시 13분 기차를 타고. 전라도에는 메이저급 병원이 안 생겨요. 5일 배양을 만들고 싶어서 서울로 올라가는 거고."

직장인의 경우 난임 치료 휴가가 연간 3일 주어지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사용률도 20%에 불과합니다.

[김소희 / 난임 환자(원정 진료)]
"전날 저녁쯤에 가서 하룻밤 자고 아침 진료를 보고.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이 있는데 보통 퇴사를 하더라고요."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까지 선언하며 저출생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는만큼 난임 치료 시설 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탁은애 / 난임 환자(원정 진료)]
"아이랑 가장 하고 싶은 거는 여행. 셋이 같이 가면 얼마나 좋아요. 그것만 한 행복은 없는 것 같아요."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장동하
AD 송시원
작가 전다정 신채원

김승희 기자 soon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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