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와 시도] “한국가곡의 매력? 노랫말의 감동까지 느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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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5일 금정문화회관(부산 금정구) 은빛샘홀(소공연장)에서 '제6회 테너 양승엽 독창회-테너 양승엽이 들려주는 우리 가곡'이 열렸다.
지난 20일 '제8회 테너 양승엽 독창회-한국 가곡의 밤 시즌 3'이 금정문화회관 은빛샘홀에서 개최됐다.
부산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뒤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오페라 공연에 출연하느라 정말로 바쁜 성악가로 통하는 양승엽 테너가 거듭 '한국 가곡의 밤'을 독창회로 여는 현장은 호기심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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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유학 후 활발한 활동
- 한국가곡 독창회 꾸준히 개최
- “내 노래가 소리로서 뿐 아니라
- 이야기로도 관객에 다가갔으면”
2020년 11월 15일 금정문화회관(부산 금정구) 은빛샘홀(소공연장)에서 ‘제6회 테너 양승엽 독창회-테너 양승엽이 들려주는 우리 가곡‘이 열렸다. 코로나 때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을 지키며 마스크를 쓰고 그 공연을 본 기억이 생생하다. 2022년 8월 10일 ‘테너 양승엽이 들려주는 우리 가곡 시즌 2’가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펼쳐졌다. 지난 20일 ‘제8회 테너 양승엽 독창회-한국 가곡의 밤 시즌 3‘이 금정문화회관 은빛샘홀에서 개최됐다.
‘궁리와 시도’는 꾸준하게 궁리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예술가라면, 당장 큰 계기가 없더라도 구애받지 않고 찾아가 만나는 꼭지다. 부산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뒤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오페라 공연에 출연하느라 정말로 바쁜 성악가로 통하는 양승엽 테너가 거듭 ‘한국 가곡의 밤’을 독창회로 여는 현장은 호기심을 일으켰다. 우리 가곡에 집중하는 유학파 성악가의 궁리와 시도가 궁금해 공연 현장으로 갔다.
“내 노래가 소리로서만이 아니라 말(이야기·언어)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인식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점점 뚜렷해졌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성악 유학을 끝내고 2006년 귀국했다. “귀국 독창회를 연 뒤로 5년쯤은 독창회를 못했어요. (전공을 살려) 오페라 공연하고 오페라 아리아 부른다고 바삐 다니느라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 ‘자기 노래’에 대한 자각이 왔고 2011년께부터 독창회를 열기 시작했다. 애초에는 한국 가곡에 관한 인식은 별로 없었고, 외국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한다.
코로나가 터지고, 공연한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귀한 일인지 숱한 음악인이 느끼던 즈음 양승엽은 귀국 직후 한 음악평론가에게서 들은 말이 성큼 자신에게 다가드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 말은 “한국 노래도 잘해야 한다”였다. “처음 들었을 땐 뼈저리게 못 느꼈죠.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이게 아니구나. 한국 가곡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란다. 이 대목은 두 갈래로 해석됐다. 하나는 양승엽의 예술이 세월과 삶 속에서 숙성되고 넉넉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 한 가지는 우리 문학과 음악이 결합한 한국 가곡 자체의 매력이다.
그가 말했다. “노래는 무조건 ‘소리’가 좋아야 한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런데 (소리뿐만 아니라) 말로써 정확히 전달되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느낍니다. 이 점을 많이들 놓치는 것 같고요.” 훌륭한 오페라 아리아를 원어로 부르면, 한국 관객은 대부분 그 내용은 잘 모른다. 이때, 소리가 모든 걸 압도하는 셈이다. 또한 말은 곧 이야기를 담는다. 이야기에는 삶이 실린다. 예술은 삶에 관한 그 무엇이다. 노래는 삶의 울림이다.
이날 공연에서 양승엽이 부른 ‘낙화’(이형기 시·이영재 곡)와 ‘별’(이병기 시·이수인 곡) 가사(말)에 주목해보자.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낙화’)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별’) 어떤 것(외국 곡 또는 한국 곡)이 더 낫다 못하다는 식의 비교와는 관련 없이, 시(詩)로 된 이 말(가사)은 객석의, 인생을 좀 살아 본 관객의 가슴을 허물었다. “소리뿐만 아니라 말로 정확히 전달되는 노래”라는 그의 지향에서는 숙성된 맛이 났다.
테너 양승엽은 여전히 오페라 출연 등 ‘외국 곡’ 부를 일정이 빼곡하다. 그는 “그래도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우리 가곡을 열심히 부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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