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길 것 뻔한데”…수십억 짜리 파크골프장 고집
[앵커]
최근 쏟아진 집중호우로 전국의 하천변 시설물도 크게 훼손됐습니다.
곳곳에 조성 붐이 일고 있는 파크골프장도 예외가 아닌데, 특히 충남 금산군의 경우,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곳은 개장도 전에 물에 잠겨 논란입니다.
보도에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용담댐 하류, 충남 금산군 하천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입니다.
홀을 알려주는 팻말들은 나뭇가지 더미 속에 묻혀있고, 철물과 타이어, 천조각 등 온갖 쓰레기들이 나뒹굽니다.
지난 10일 시간당 100mm가 넘게 내린 기습 폭우에 하천물이 크게 불어나면서, 54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전체가 침수됐습니다.
[김인대/금산군 금산읍 : "매년 호우가 올 때마다 침수가 반복적으로 되는 곳이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시설을 설치해서 이런 피해를 입었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2012년 금산군이 국비 등 8억 원을 들여 만든 스포츠단지를, 올해 초 21억 여 원의 추가 예산을 들여 전체 54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으로 추가 확장한 곳입니다.
문제는 이번 침수 피해가 예견된 일이었단 겁니다.
스포츠단지 조성 첫 해 물에 잠긴 것을 시작으로, 집중호우가 내렸던 2016년 7월에도 시설물이 유실되는 등 피해와 복구가 반복됐습니다.
[최병조/전 금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 "하천이 두 개가 만나는 지역이어서 (하천물) 수량이 더 늘어날 수가 있고요, 비가 일정 정도 오면 잠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산군은 파크골프장 이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 용지 찾기가 쉽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폭우에 침수된 파크골프장은, 금산과 대전 등 파악된 곳만 전국적으로 8곳,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하천변 파크골프장에, 해마다 막대한 복구비가 투입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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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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