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원어치 팔린 고춧가루…중국산 다진양념 등 섞인 ‘가짜’
[앵커]
지난해부터 채소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고춧값도 올랐는데요.
원가 줄이겠다고 값싼 중국산 다진 양념과 고추씨를 섞어 만든 고춧가루를 '건고추 100%'라고 속여 판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일부 원료에서는 국내에선 고추에 사용 금지된 농약이 검출됐습니다.
주현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식품 제조 공장.
직원이 비닐 안에 담긴 붉은색 양념을 기계 안에 던져 넣습니다.
고추씨 등 다른 재료들도 잇따라 쏟아붓습니다.
혼합 과정을 거쳐서 고춧가루로 포장됩니다.
저가의 중국산 다진 양념과 고추씨 분말이 섞인 향신료조제품,
'가짜 고춧가루'입니다.
["이거 뭐 있는데? 안에 보이네. 양파 같은 거 보이는구먼."]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사관 : "고추씨나 고추씨 분말을 여기다 넣는 거예요? 여기다 넣고 한꺼번에 같이 혼합을 시켜버린 거예요?"]
식약처 고시에 따라 고춧가루에는 고추와 안에 든 고추씨만 넣을 수 있습니다.
적발된 업체에선 다진양념 등을 최대 90%까지 섞은 뒤 '건고추 100%' 제품으로 속여 온라인 등에 유통했습니다.
정상품보다 20% 정도 싸게 내놓아 550톤 넘게 팔렸습니다.
[김영조/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 "다대기(다진 양념) 고춧가루는 중국산의 경우 8~9천 원, 그래서 정상 제품의 75~80% 정도의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가짜 고춧가룹니다. 전문적인 검사를 진행해야만, 구분해낼 수 있을 정도로 일반 고춧가루와 유사합니다.
가짜 고춧가루에는 수입 신고 안 된 중국산 압축 건고추도 사용됐는데, 국내에선 고추에 쓸 수 없는 생장촉진 농약이 기준치의 2배가량 검출됐습니다.
적발된 업체는 모두 11곳. 유통된 가짜 고춧가루는 100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식약처는 업체 대표 등 17명을 검찰에 넘기고, 앞으로 가짜 고춧가루 유통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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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지 기자 (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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