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발 파산 도미노 현실화 하나···용산 전자상가서만 '수백억' 물린 듯

이경운·박호현 기자 2024. 7. 2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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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사태에 따른 유통 업계의 파산 도미노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티몬·위메프에 카메라 장비 등을 주로 판매해온 서울의 한 전자제품 총판 업체 대표는 "정산받아야 할 카메라 장비 관련 판매 대금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며 "이 금액을 받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수일 내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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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유통사들 특히 피해 늘어
거래대금 큰 전자제품 업체부터
여행사·식품사까지 업종 다양
“신속 개입해 대책 마련해야”
해피머니 등 상품권 결제도 막혀
[서울경제]

티몬·위메프 사태에 따른 유통 업계의 파산 도미노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거래 규모가 커 수십억 원이 물린 디지털·가전 업체들과 여행 업종을 중심으로 중소형 업체들 사이에서 “곧 망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2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 사태로 대금을 받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중소형 유통사들인데 대출을 받아 마련한 상품으로 플랫폼에 납품을 해왔다가 피해를 입게 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전자제품 업체들 중 돈을 받지 못한 회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티몬·위메프는 대외적으로 e커머스 업체 회사 규모를 파악하는 지표인 총거래액(GMV)을 키우기 위해 건당 금액이 비싼 전자제품 판매에 대한 각종 프로모션 행사를 많이 진행해왔다. 그런데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대금 입금이 힘들어지자 관련된 셀러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특히 용산 전자상가에서 피해가 큰데 파악된 곳만 세 곳으로 각각 20억 원에서 50억 원 사이의 거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드러나지 않은 곳들도 합하면 피해 규모는 용산에서만 수백억 원에 달할 수 있다. 티몬·위메프에 카메라 장비 등을 주로 판매해온 서울의 한 전자제품 총판 업체 대표는 “정산받아야 할 카메라 장비 관련 판매 대금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며 “이 금액을 받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수일 내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셀러들이 특정 업종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티몬과 위메프가 모두 특정 물품군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이 아니라 식품부터 의류·패션·뷰티·전자제품·여행 등 모든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 e커머스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을 판매하는 셀러들도 피해 사례를 호소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쌀과 잡곡류를 판매해온 한 정미소 업체는 “5억 원이 넘는 정산 금액이 세 차례 입금이 밀리더니 결국 이번 사태가 터져버렸다”며 “우리가 파산하게 되면 상품을 실제 공급하는 농민들도 돈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중소상공인들의 파산이 금융권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도 있다. 티몬과 위메프에 물건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은행 대출을 받아 상품을 사들인 후 이를 플랫폼에 공급하고 대금을 받아 빚을 갚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금 입금이 지연되면서 금융권 대출 상환도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서둘러 진화하지 않으면 소상공인부터 차례로 도산하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촌각을 다투는 일인 만큼 정부가 신속하게 개입해 대책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셀러들 외에 피해를 본 업체도 있다. 티몬·위메프 등에서 7% 이상의 높은 할인율로 판매됐던 해피머니 등 현금성 상품권은 이날 대부분의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가 차단됐다. 해당 상품권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티몬·위메프에 대금을 받지 못해 파산하면 상품권을 통해 결제를 받은 기업들 역시 피해를 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상품권을 받지 않는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이경운·박호현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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