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뒷것’ 故 김민기 추모 방송 ‘봇물’[스경X이슈]

하경헌 기자 2024. 7. 25. 19: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5일 오후 방송되는 MBC 라디오 ‘이종환의 밤으로의 초대-김민기 스페셜’ 배경 이미지. 사진 MBC



대중과 함께 하는 예술의 온기만을 남기고 떠난 공연제작자 겸 작곡가 故 김민기에 대해 방송들이 연이은 추모 특집을 방송하며 기림에 나선다.

25일 MBC 라디오의 FM4U(서울 91.9㎒)에는 오후 7시 故 김민기 추모방송 ‘이종환의 밤으로의 초대-김민기 스페셜’을 긴급 편성한다.

이 특집 방송은 지난 1993년 3월28일 초대석에 출연한 김민기의 생생한 육성을 담았다. 당시 김민기는 2년 동안의 음악작업을 거쳐 4장짜리 ‘김민기 전집’을 냈다. ‘가을편지’ ‘아침이슬’ ‘친구’ ‘잘가오’ 등 자작곡을 직접 부른 음반에 대해 그는 “공연장 학전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발매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신의 20대에 만든 노래에 대해 “일상의 어떤 느낌이나 주변에서 보게 되는 작은 일을 그냥 서툴게 끄적거린 것이지, 그게 누구를 깨우치려 하거나 하는 의도는 감히 갖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의 특집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앙코르 방송 관련 이미지. 사진 SBS



이번 추모 방송에 대해 MBC 관계자는 “평소 인터뷰를 꺼려하는 고인에게 이렇게 긴 초대석은 당시에도 이례적인 사건이었다”며 “방송국에 들어가기 쑥스럽다고 말한 김민기를 위해 이종환 DJ가 서울 음반 녹음실까지 직접 찾아가 만든 방송”이라고 전한다.

SBS는 특집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를 추모 특집 형식으로 앙코르 방송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다큐멘터리는 지난 4월21일부터 총 3부작으로 방송된 다큐멘터리의 100분짜리 편집본이었다. 다큐멘터리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탄생시킨 학전과 철저히 무대 뒤의 삶을 지향해 방송출연을 자제한 고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가수 송창식, 조영남, 김창남, 연극 연출가 임진택 등 고인의 오랜 지인들을 비롯해 박학기, 장필순, 강산에, 윤도현,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이정은, 안내상, 이종혁, 김대명, 이선빈 등 학전이 배출한 아티스트들 등 유명인사 100여 명이 김민기를 돌아봤다.

프로그램은 3부작으로 방송되던 당시, 지난 3월15일 문을 닫은 학전의 발자취를 아카이빙한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김민기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故 김민기의 곡 ‘아침 이슬’을 불렀던 가수 양희은. 사진 경향신문DB



그 결과 지난 7월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선정한 ‘2024년 5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방송을 통한 고인에 대한 추모도 이어져 지난 24일 방송된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에서 양희은은 1971년 김민기 작곡의 ‘아침 이슬’을 가창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미국으로 떠나는 어느 선배 환송 음악회에서 ‘아침 이슬’을 어느 분이 부르는 걸 듣고 감동을 받았다”며 “악보는 찢어져 있었는데 집에 와 테이프로 맞췄다. 그 노래를 첫 음반에 부르고자 청하니 간단히 허락하셨고, 반주도 해주셨다”고 기억했다.

최근 위암진단을 받아 투병한 김민기는 지난 21일 증세가 악화돼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4일 오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엄수됐고, 극단 학전의 옛건물을 찾은 후 고인은 영면에 들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