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대행’도 탄핵 대상?…민주,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저지 총력

김승환 2024. 7. 2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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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5일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에 대해 탄핵을 추진키로 한 건 결국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KBS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직무대행이 탄핵소추안 표결 전 사퇴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후임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돼 시간을 끄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 직무대행 탄핵소추안을 보고한 데 이어 26일 오후 중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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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방송전쟁’ 격화
사유로 ‘이사 선임절차 단독 수행’
與 “부위원장 탄핵대상 아냐” 맞서
野 “長 공석 땐 직무대행도 대상”
방송4법, 與 필버에 29일 이후 표결
尹, 이상인 사퇴 즉시 후임 뽑으면
‘2인 방통위’ 이사 선임 착수 가능
이진숙 답변 중 자료 들어올리자
과방위장 “피켓투쟁하나, 내리라”
방통위장 후보 청문회 고성 오가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에 대해 탄핵을 추진키로 한 건 결국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KBS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직무대행이 탄핵소추안 표결 전 사퇴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후임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돼 시간을 끄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원장과 달리 상임위원은 청문회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둘러싼 정부와 야당의 수싸움은 국회를 극한 대치로 몰아가는 중이다. 당장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방송4법’ 강행 처리에 나섰고, 이 중 방통위법 개정안이 상정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1번 주자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개시했다. 필리버스터와 토론 종결이 반복돼 방송4법의 표결이 완료되는 시점은 29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과방위에선 전날에 이어 2차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이 후보자를 향해 “나이가 몇 살이냐”고 따져 묻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신경전이 계속됐다.
강대강 대치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의 ‘방송4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하단). 같은 장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관련 현수막·피켓을 들고 국민의힘을 향해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찬성투표를 촉구하고 있다(사진 상단). 남제현 선임기자
◆‘직무대행’도 탄핵 대상?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직무대행 탄핵소추안을 만장일치로 당론 채택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 사유는 △방통위 ‘2인 체제’ 운영 △공영방송 임원선임계획에 없는 국민 의견수렴·결격사유 조회 등 단독 집행 △방통위 ‘1인 체제’의 통상 업무 외 공영방송 임원 선임 지원서류 접수 등 단독 수행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자료 미제출 등 4가지다.

여당은 이 직무대행이 헌법 등에 따른 ‘탄핵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헌법이 정한 국회 탄핵소추 대상으로서 ‘행정 각부의 장’에 이 직무대행이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장관이 공석이어서 차관이 업무 수행을 할 때 차관을 탄핵할 수 없다고 한다면 정부가 위법적으로 전 부처를 장관 없는 상태에서 차관만으로 운영해도 된다는 얘기가 된다”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김현 과방위 간사, 한민수 과방위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 직무대행 탄핵소추안을 보고한 데 이어 26일 오후 중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이 직무대행은 표결 전 자진사퇴가 예상된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노조 와해 공작을 도모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MBC 용역 계약서에 대한 이훈기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피켓 투쟁하나”, “나이가 몇 살이냐”

여야는 이날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을 명분 삼아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출력된 자료를 양손으로 들었다가 야당에서 ‘피켓 투쟁을 하냐’는 질타를 받고 사과를 하는 촌극이 펼쳐지기도 했다.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이 후보자가 MBC 임원 재직 시절 ‘트로이컷’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직원들을 사찰했다고 주장했고, 이 후보자는 “그때 MBC 인트라넷(내부망)이 해킹당했던 자료”라며 출력물을 들었다. 해당 출력물에는 ‘오늘의 식단’으로 콩밥, 쥐 튀김, 제철 음식 등이 적혀 있었는데, 이 후보자는 노조원들이 경영진을 비아냥댄 것이란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최 과방위원장은 이 후보자의 답변을 멈추게 한 뒤 “그거 내리라. 지금 피켓 투쟁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처럼 피켓을 양쪽에 들고 코믹하게 위원회를 조롱하는 행태를 하는 걸 봤나. 그 행태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여당 과방위원들이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간 끝에 이 후보자는 사과했다. 또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에게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묻고, 이 후보자가 “개인 정보여서 말하지 않겠다”고 답하며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승환·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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