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학대 논란에 동물단체 '퇴출' 주장…말 복지에 걸린 승마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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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만 금메달 3개를 딴 영국 대표 선수가 채찍으로 말을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자 동물보호단체가 승마 종목을 퇴출하라고 다시 목소리를 냈다.
학대 행위가 담긴 영상을 국제승마연맹(FEI)에 전달한 학생 선수 측은 "뒤자르댕은 긴 채찍을 이용해 1분 동안 24차례나 말을 때렸다"며 "마치 서커스의 코끼리를 대하는 듯했다"고 밝혔다.
PETA는 사람이 말에 올라타 특정 동작을 요구하는 승마라는 스포츠 자체를 동물 학대로 규정,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하라고 여러 차례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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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승마계서도 '위기론' 확산…동물 복지 중요성 커져
(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3개를 딴 영국 대표 선수가 채찍으로 말을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자 동물보호단체가 승마 종목을 퇴출하라고 다시 목소리를 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PETA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명확한 메시지를 낸다. 승마 경기를 올림픽 종목에서 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말은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강제와 강압으로만 복종시키는 것"이라며 "이제 올림픽도 현대화돼야 한다. 동물을 착취하는 종목은 올림픽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페타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시한 건 영국 승마영웅 샬럿 뒤자르댕의 영상이다.
전날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은 "뒤자르댕이 말에게 채찍질한 행위로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2020년 개인 훈련장에서 학생 선수에게 승마를 가르치면서 말이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대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학대 행위가 담긴 영상을 국제승마연맹(FEI)에 전달한 학생 선수 측은 "뒤자르댕은 긴 채찍을 이용해 1분 동안 24차례나 말을 때렸다"며 "마치 서커스의 코끼리를 대하는 듯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PETA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뒤자르댕이 휘두른 채찍에 연신 얻어맞은 말이 승마장 벽에 몰린 채 도망가듯이 구석으로 이동한다.
이 영상을 확인한 FEI는 조사에 착수한 뒤 뒤자르댕의 국제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했고,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 그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매우 부끄럽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PETA는 사람이 말에 올라타 특정 동작을 요구하는 승마라는 스포츠 자체를 동물 학대로 규정,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하라고 여러 차례 목소리를 내왔다.
올림픽 경기 가운데 동물과 함께 호흡하는 특별한 종목인 승마는 유구한 전통을 자랑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900년 제2회 올림픽 때부터 승마 경기가 열렸고, 124년이 흐른 2024년에도 정식 종목으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동물 보호 여론이 강해지면서 국제 승마계도 종목 존속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독일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2020 도쿄 대회까지 6차례 올림픽에 출전, 12개의 메달을 따낸 이사벨 베르트(독일)를 비롯한 선수, 지도자 등 승마 관계자들은 FEI에 공동 서한을 보내 종목이 존속하려면 '동물 복지'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시 미국과 덴마크 등지에서 마장마술 선수들이 뒤자르댕처럼 채찍으로 말을 학대한 사실이 동시에 전해진 데 따른 반응이었다.
이들은 "우리의 종목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지금의 스캔들과 좋지 않은 평판은 (승마의) 존재를 위협할 것이고, 올림픽 종목에서 마장마술이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말 복지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건 국내 승마계도 마찬가지다.
박서영 대한승마협회장은 지난 2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승마 자체가 동물 학대라는 주장을 반박하며 "잔인한 스포츠라고 하는데, 말은 고양이처럼 집에 데려와서 키울 수 없다. 그조차도 하지 않는다면 말은 자연에 그냥 풀어버리면 죽는 동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회장은 "말들이 행복한지, 충분한 복지를 누리는지 승마계가 지금까지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았다고 본다"며 "인간과 말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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