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석 칼럼] AI 시대, 수학과 고전 읽기로 인재 양성해야
인공지능(AI) 시대가 급격히 도래함에 따라 사회 각 분야에 혁명적인 도전이 몰아치고 있는데 한국 사회의 대응, 특히 미래세대의 교육 방향에 대해서는 미진한 것 같다.
AI는 기본적으로 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도록 컴퓨터를 학습시켜 수많은 데이터의 분석을 토대로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AI 능력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점차 AI는 현재 대표적인 전문직인 의사와 변호사 업무까지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대규모 의료 데이터와 영상 이미지를 비교·분석하여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 AI가 인간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방법을 실험해 개인 맞춤형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의료 진단과 치료의 정확성, 비용, 속도에서도 인간의 능력을 앞지를 수 있을 것이다.
법률 서비스 영역에서는 방대한 법률문서나 판례 등을 신속하게 검색하고 분석하여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고 최적의 소송전략을 제안할 수 있다. 표준계약서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AI 챗봇과 기본적인 법률상담이나 질의 답변도 가능한데, 인간보다 이런 서비스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이러한 도전에 직면하여 시급히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핵심과제이다.
AI가 주도하는 세상이 되었는데도 한국에서는 가장 우수한 학생과 부모들은 아직도 의대, 법대를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세계의 흐름과도 동 떨어진 시대착오적 판단이 아닐까?
의대정원 확대를 둘러싸고 의사 집단과 정부가 몇 달째 분쟁중인데 AI에게 물어보면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느냐고 반문할 것 같다. 의사, 변호사는 안정된 직장과 고소득, 정년이 없다는 것을 직업의 장점으로 내세운다. 앞으로 의사, 변호사의 단순 서비스는 상당부분 AI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인데 그때 왕성한 활동기를 지나 정년 없는 의사, 변호사가 AI의 보조역할이나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AI는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는 AI에게 맡겨 놓고 의사, 변호사는 고도의 전문지식과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라고 제안한다.
AI는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많은 실험을 통해 학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는 인간에 비해 확실히 강점이 있다. 그러나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문제해결하는 능력과 감성적인 역량에 있어서는 인간을 능가하기 어려울 것이다.
AI 시대에는 AI가 많은 직업을 대체할 것이므로 어떤 직업은 소멸하고 어떤 직업은 더 각광을 받으리라고 예측된다. 핵심은 어떤 직업이냐 하는 직업의 종류가 아니라 그 일의 성격과 담당자의 일하는 방법, 능력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지식과 기술로 일을 처리하는 방법으로는 AI와 경쟁할 수 없으나 독창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고객과 감성적으로 소통하며 공감하는 능력은 앞으로도 인간이 더 경쟁력을 발휘할 고유 영역이라고 본다.
우리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이 강점을 갖는 이런 분야에 집중하여 학생들을 교육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학과 인문학 고전 독서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하고 싶다. 입시 위주의 사회 여건에서 수학은 문제풀이에 치중한 나머지 수학의 본질인 사고력 향상 교육에는 소홀했고, 고전 독서 교육은 더욱 그러했다.
근대적인 교육이 정립되기 한참 전인 기원전 4~5세기 플라톤은 "수학은 모든 학문과 기술의 공통된 언어이고 자연스럽게 인간의 사유를 돕는 학문"이라고 설파하며 국가의 리더가 될 청년들에게 수학교육을 적극 강조했다. 하물며 AI 시대에 학생들에게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방법,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더욱 절실하며, 고전독서를 통해 현인들의 지혜와 인간본성에 대한 고찰 등 독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수학에서 선형대수, 미적분, 확률과 통계적 데이터 분석 등을 익히는 기초교육을 토대로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해결 중심의 학습은 개인이나 팀 단위의 프로젝트 학습을 활성화하여 훈련할 수 있는데 이를 자기주도 학습방법으로 진행해 숙달하게 할 수 있으며, 이미 방법은 많이 개발되어 있다. 학생과 학부모, 사회가 판단하여 집중 추진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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