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금감원·국회에 발목 잡힌 두산…로보틱스 실적까지 '엎친 데 덮친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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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사업구조 개편을 발표한 두산이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간 인적분할·합병,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이전하는 사업 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붙여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다만, 조단위 영업이익을 내는 두산밥캣을 상장폐지해 적자 기업인 로보틱스에 붙이는 것에 대한 주주 반발이 큽니다.
문제는 합병 비율입니다. 최근 주가에 따라 비율은 1대 0.63으로 산정됐습니다. 두산밥캣 주식 100주가 로보틱스 63주로 교환되는 것입니다.
적자 기업의 주식으로 교환받는 것도 달가울 리 없는데, 로보틱스의 주식은 고평가, 밥캣의 주식은 저평가 받고 있다는 관측에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1주당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을 각각 따져보면, 밥캣은 1을 밑도는 반면 로보틱스는 10을 넘습니다.
여기에 두산로보틱스 올해 2분기, 적자 폭을 키우면서 주주들의 불만은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2분기 올해 2분기 매출 144억2천400만원, 영업손실 78억7천100만원을 기록했다고 오늘(25일)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0.1% 증가했으나, 적자 폭은 약 20억원 확대됐습니다.
2015년 출범 이후 한번도 흑자를 못 낸 두산로보틱스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약 31억원, 올해 1분기 영업손실 약 69억원으로 최근 들어 적자 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2분기 적자에 대해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신규 개발에 따라 R&D 비용이 반영됐고, 지난 5월 북미 최대 규모 전시회 참가 등 판관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직 성장하는 단계의 기업이다보니 판관비 등에 영향을 받는 게 있다"며, "(최근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은) 마케팅 투자 등을 하다보니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봇 산업의 특성상 당장의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R&D 등 비용이 계속 투입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미래를 기대해야 하는 것도 어쩌면 맞는 말입니다. 다만, 주주들은 당장 '알짜 회사' 밥캣의 주식을 적자기업 로보틱스 주식으로 교환받아야 합니다.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두산로보틱스의 실적이 악화되면 악화될 수록 불만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금감원에 이어 국회도 '두산 개편안' 태클
정부와 국회까지 사업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어제(24일) 두산로보틱스 공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 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개편에 대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보완하라는 차원입니다.
국회도 '두산 때리기'에 가세했습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 국회 정무위에서 이번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금감원에는 증권신고서 정정과 관련 철저한 모니터링을 당부했습니다.
이어 이복현 금감원장은 두산그룹 사례를 들어 이사의 충실의무 등 상법 개정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원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답했습니다.
두산이 증권신고서를 정정할 때까지 이같은 압박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그때까지 두산은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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