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사고 나면 '냅다 튀기' 김호중 수법 논란

최근 지역 내 사고 후 도주 잇따라…'술타기 수법'도
운전 시점 음주 수치 파악 어려워 경찰도 '골머리'
처벌 피하려는 꼼수들 나오자, 처벌법 신속 제정 목소리↑

대전일보DB.

지역에서 음주 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하거나 술을 더 마시는 이른바 '김호중 수법'이 잇따르고 있다.

수사에 지장을 주고 처벌을 피하려는 '꼼수'가 속출하면서 이를 처벌하는 법안이 조속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대전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중구 한 사거리에서 1t 화물차와 승용차가 충돌한 뒤, 화물차 운전자 A(50대·남) 씨와 여성 동승자는 차를 두고 도주했다. 15시간 만에 경찰 출석한 A 씨는 "술을 조금 먹었다"고 진술했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검출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5월엔 50대 여성 B 씨가 서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 주차된 차 7대를 잇따라 들이받고 도주했다. B 씨는 사고 발생 38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했고,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검출되지 않았다.

사고 후 술을 더 마시는 '술타기 수법'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2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서 50대 남성이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비보호 중 좌회전하던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했다. 남성은 사고 후 편의점에서 소주 1병을 구매해 마신 뒤 음주 운전을 사실을 부인했다.

이 같은 도주·추가 음주는 운전 당시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파악을 어렵게 한다. 결정적인 증거 수집에 난항을 겪게 하고 처벌할 근거도 미약, 악용하는 사례가 횡행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 당시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현장 이탈과 추가 음주는 (수치) 파악이 힘들다. 이런 부분도 애로사항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런 행위를 별도로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고의로 음주 측정을 피하려는 행위에 대한 처벌법이 신속하게 제정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채한태 대전대 법학과 교수는 "음주 운전 혐의를 피하기 위한 도주, 술타기 수법들은 정확한 수치 확인이 힘들어 법원에서 무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의 생명권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헌법적 가치 구현을 위해 이러한 처벌법이 신속하게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성훈 의원(국민의힘·부산 북을)은 지난 24일 '김호중 방지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에는 음주 측정을 피하려고 도주하는 행위를 운전면허의 필요적 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음주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할 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