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 최소화하고 재발 방지책 세워야

한겨레 2024. 7. 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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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4~5위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에 따른 입점 업체 대량 이탈과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 사태가 뱅크런과 흡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마켓 창업자 출신 구영배 대표가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와 미국 이커머스 업체 '위시'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는데, 이 과정에서 자금난에 빠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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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본사 앞에서 피해 고객들이 환불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조영은 인턴기자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4~5위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에 따른 입점 업체 대량 이탈과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 사태가 뱅크런과 흡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정부는 신속한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입법 미비 사항을 점검해 제도화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는 위메프에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 300여명이 몰려 환불을 요구하는 등 큰 소란이 벌어졌다. 온라인을 통한 환불이 중단되자 불안한 소비자들이 전국에서 모여든 것이다. 여행사와 주요 백화점·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난 19일을 전후로 티몬과 위메프에서 철수한 상태다. 티몬과 위메프가 이달 들어 입점 업체들에 판매대금을 정산하지 않은 탓이다. 여행사 등은 정산을 받지 못했다며 판매된 여행상품을 취소하고 재결제를 요구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 판매자(셀러)들의 줄도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 이용자 수 합계가 860만명에 이르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 근저에는 시장 선점을 위한 외형 키우기와 무리한 출혈 경쟁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업체들까지 초저가 제품을 쏟아내면서 경영난이 심화했다.

지마켓 창업자 출신 구영배 대표가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와 미국 이커머스 업체 ‘위시’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는데, 이 과정에서 자금난에 빠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야놀자에서 인터파크커머스를 사들였는데 아직 인수 자금을 정산하지 못했고, 티몬의 경우 2023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지금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

플랫폼 중개업체(오픈마켓)는 판매자들이 들어와서 자기 물건을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티몬과 위메프는 소비자들이 결제를 하면 한두달 뒤에 판매자에게 정산을 하면서 사실상 돌려막기 형태로 영업을 해왔다. 플랫폼사업자가 이 돈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에스크로 계좌 도입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사업자의 입점 업체 미정산 문제는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로 공정거래법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수백만 소비자의 돈과 중소상인들의 생계가 걸려 있는 플랫폼 중개업체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너무 태만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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