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쏟아부은 '기업 마케팅 올림픽'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4. 7. 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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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요타·비자 등
글로벌 기업 15개 대형광고
경기장 등 파리 곳곳에 걸려
선수에 휴대폰 선물한 삼성
홍보 체험관 등 가장 적극적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올림픽 옥외 광고물.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인 파리올림픽은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전쟁터이기도 하다. 거액을 쏟아부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기업 승자는 어디일까.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곳곳의 대형 건물과 지하철역, 가로등에 삼성전자,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의 홍보 광고판이 걸려 있었다. 모두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들이다.

파리올림픽 로고는 아무나 사용할 수 없다. 올림픽을 이용해 홍보하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거액을 지불하고 스폰서 권리를 사야 한다. IOC가 1985년 도입한 'TOP(The Olympic Partner)'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전자, 시계, 음료 등 산업별로 1개 기업과 다년간 파트너십을 맺으면 그에 따라 올림픽 마케팅에 있어 독점적 지위를 얻는다.

파리올림픽 TOP로 참여한 기업은 총 15개. 삼성(무선통신기기), 도요타(자동차), 코카콜라(음료), 알리안츠(보험), 비자(신용카드), 인텔(TV·비디오 장비)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다 프랑스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프리미엄 파트너(7개), 공식 파트너(13개), 공식 서포터(50개) 등을 포함하면 파리올림픽에 투자한 기업만 85개에 달한다. 프리미엄 파트너사에는 루이비통, 디올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인 까르푸 등이 있다.

IOC에 따르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TOP가 IOC에 투자한 금액이 22억9500만달러(약 3조1800억원)였다. 또 도쿄올림픽 당시 일본 기업들이 참여한 조직위원회 스폰서십 프로그램 투자 비용이 69개 기업, 32억4000만달러(약 4조5000억원)에 달했다. 과거 규모를 비춰보면 파리올림픽 스폰서로 참여한 기업들이 6조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전망된다.

거액의 돈을 투자한 건 그만큼 아직 올림픽에 따른 홍보 효과가 확실하다는 뜻이다. 당당하게 스폰서 비용을 지불했으니 올림픽 브랜드를 활용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는 건 당연하다. 삼성전자는 파리 라데팡스, 오페라 가르니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개방성을 강조한 올림픽 메시지 '열린 마음은 언제나 승리한다(Open always wins)'를 옥외 광고물에 담았다. 건물 전면을 뒤덮은 삼성전자 광고가 곳곳에 보여 파리 시민들 사이에서는 "파리 어디를 가나 삼성이 있다"고 할 정도다. 또 도요타, 알리안츠, 코카콜라 등은 파리 지하철 곳곳에 설치된 광고판에 올림픽 광고를 붙였다. 이들 광고물에는 마치 IOC 승인을 당당하게 받은 듯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 마크가 함께 붙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후원사로 올림픽에 참여한 삼성전자는 TOP 기업 중에서도 파리올림픽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림픽 개막 전인 지난 10일부터 샹젤리제 거리 125번가에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열었다. 또 올림픽 선수촌과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도 TOP 기업 중 유일하게 홍보관과 부스를 차려 운영하고 있다.

파리 센강에서 열릴 올림픽 개회식 때는 배에 설치된 200대 이상의 갤럭시 S24 울트라가 수상 퍼레이드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담을 예정이다. 여기에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1만7000여 명 전원에게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지급하고 대회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영광의 순간을 직접 촬영하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동안 올림픽 시상식에서는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됐는데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이 올림픽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프로그램에 함께한다.

그 밖에도 인텔은 개방형 AI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든 챗봇 '애슬릿 365', 도요타는 수소연료 전기차 미라이를 올림픽 선수촌을 비롯한 대회 주요 시설 곳곳에 선보인다. 프록터앤드갬블(P&G)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선수촌에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지원하고, 오메가는 오르세 미술관 인근에 '오메가 하우스'를 운영해 오메가 브랜드를 알리는 장으로 삼을 계획이다.

[파리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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