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하나하나 읽는 ‘양자 센서’ 개발…양자 소자 개발에 도움

이병철 기자 2024. 7. 25. 1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연구진이 원자의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양자 센서를 개발했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단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여러 원자가 섞인 물질에서 개별 원자의 전기장과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는 양자 센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장 연구진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연구진이 개발한 양자 센서의 작동 모식도.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의 탐침 끝에 PTCDA 분자를 결합해 여러 원자가 섞인 물질에서 단일 원자의 전기장·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다./기초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원자의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양자 센서를 개발했다. 물질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새로운 양자 물질을 찾거나 양자 소자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단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여러 원자가 섞인 물질에서 개별 원자의 전기장과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는 양자 센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실렸다.

양자역학은 양자 얽힘, 중첩 같은 미시세계의 특이한 현상을 설명한다. 양자 얽힘은 원자보다 작은 두 개 이상의 입자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양자정보가 연결되는 현상이다. 양자 중첩은 한 입자가 동시에 여러 상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센서는 양자얽힘이나 중첩처럼 양자역학 현상을 이용해 측정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디미트리 보로딘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박사후연구원은 “작은 대상을 보려면 관측 도구 역시 작아져야 한다”며 “기존 기술은 거대하고 부피가 큰 탐침(probe)을 사용해 작은 원자의 특성을 분석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뾰족한 금속 탐침으로 원자 표면을 읽어 0.01㎚(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해상도를 갖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의 끝에 유기반도체인 PTCDA 분자를 붙여 양자 현상인 전자스핀공명을 측정했다. 전자스핀공명은 전자의 고유 각운동량인 스핀의 방향이 바뀔 때 방출하는 에너지로, 이를 확인하면 원자 상태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여러 원자가 모여 있을 때 각 원자의 전기장과 자기장을 측정하기 어려웠고, 특정 원자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도 불가능했다. 연구진은 은과 철이 섞인 합금에서 양자센서의 성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합금에서 0.1Å(옹스트롬, 1Å은 1억분의 1m) 해상도로 원자 각각의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를 감지했다. 일반적으로 원자의 지름이 1Å인 것을 감안하면 원자보다 10배 작은 공간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기술은 기존 주사터널링현미경의 탐침만 바꿔 양자센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자센서는 새로운 양자 물질을 찾거나 양자 소자를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다.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촉매, 신약 후보물질의 특성을 찾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타너 에삿 독일 율리히연구소 연구원(전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 박사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양자 센서는 MRI(자기공명영성)만큼 풍부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단일 원자 수준의 공간 분해능을 갖춘 ‘게임 체인저’다”라며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물질을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Nanotechnology(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65-024-01724-z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