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말병' 걸렸다" 김훈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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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언어의 병은 듣기가 안 된다는 것이죠. 말하는 자들만 있어요. 듣는 자가 없으니 인간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담벼락에 말하는 것과 똑같아요. 말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단절되고 있어요."
신작 산문집 '허송세월'로 돌아온 소설가 김훈 작가(75)는 지난 24일 저녁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열린 저자 강연에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말병'을 꼽았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서로 자기 말만 하는 탓에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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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하고 듣는 사람 없어
욕설·저주로 가득차버려
민주주의 불가능한 이유"
"우리 사회 언어의 병은 듣기가 안 된다는 것이죠. 말하는 자들만 있어요. 듣는 자가 없으니 인간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담벼락에 말하는 것과 똑같아요. 말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단절되고 있어요."
신작 산문집 '허송세월'로 돌아온 소설가 김훈 작가(75)는 지난 24일 저녁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열린 저자 강연에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말병'을 꼽았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서로 자기 말만 하는 탓에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안 믿는 세상이 돼버렸다. 민주주의가 불가능한 이유"라며 "국회를 보면 다 말병에 걸린 것 같다. 악다구니와 저주, 욕설이 가득하다"고 꼬집었다.
김 작가는 "나도 말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하면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듣기의 바탕을 가져야 한다. 특히 정치·사회적 견해를 교양 있는 언어로 말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의 말이 삶에 닿아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나는 원칙이 있긴 있다. '수다를 떨지 말자' '중언부언하지 말자' '문장의 뼈다귀만을 가지고 써야 한다' 같은 것들"이라며 "말을 많이 하면 집에 가서 반성한다. 오늘도 말을 너무 많이 했다"고 덧붙여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허송세월'은 지난 몇 년간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경을 헤맸던 김 작가가 삶과 죽음, 시대의 눈물과 웃음, 노년에 맞은 일상에서 느낀 크고 작은 깨달음에 대해 쓴 45편의 글을 엮은 것이다. 지난달 20일 출간 직후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올라 6주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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