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웃으면 행복…망가져도 정원 알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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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뽕짝 신바람 이박사가 아닙니다. 식물 전문가 꽃바람 이박사입니다."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의 '꽃바람 이박사' 코너가 누적 조회 수 150만회를 돌파했다.
이 코너의 주인공인 이준규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장은 때로는 랩을 하고, 때로는 춤을 추며 정원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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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조경학 박사 '정원 전문가'
랩·춤 몸개그로 식물원 홍보
8년 전 부임 후 펜스 없애고
보는 곳에서 즐기는 곳 변신
"화분 하나 놓는 것만으로도
나만의 정원 가꿀 수 있어"
"테크노뽕짝 신바람 이박사가 아닙니다. 식물 전문가 꽃바람 이박사입니다."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의 '꽃바람 이박사' 코너가 누적 조회 수 150만회를 돌파했다. 이 코너의 주인공인 이준규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장은 때로는 랩을 하고, 때로는 춤을 추며 정원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영국 에식스대에서 정원디자인 석사와 조경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정원 전문가다. 포시즌스가든, 하늘정원길, 뮤직가든 등 에버랜드 내 모든 정원을 시즌별로 연출하고 인근 식물 군락지 관리를 총괄한다. 그가 중심이 돼 가꾼 에버랜드 장미원은 2022년 세계장미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장미정원에 수여되는 '어워드 오브 가든 엑설런스'를 국내 최초로 수상한 바 있다.
"시키는 건 다 하겠다고 했는데, 솔직히 이 정도로 시킬 줄은 몰랐습니다." 유튜브 촬영이 할 만하냐는 질문에 이 그룹장이 웃으며 답했다. 학창 시절 내성적이고 말을 더듬어 웅변학원까지 다녔다는 그는 이제 유튜브에서 망가지는 모습도 마다하지 않는다. "벌써 3년째 유튜브를 하고 있지만 지금도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도 정원의 매력을 알릴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이 그룹장은 한때 의사를 꿈꿨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어요. 생후 8개월 때 대장 10㎝를 잘라내기도 했죠.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처음엔 의사를 목표로 했어요."
아프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유하고자 했던 그는 정원사가 됐다. "함께 살던 외할아버지가 조그마한 정원을 하나 가꾸셨어요. 친구들이 밖에서 뛰어놀 때 저는 식물들과 시간을 보냈죠. 그때의 경험이 저를 병에서 회복시키고, 결국 정원사로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이 그룹장은 "인간이 만드는 공간 중 정원만큼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하고 위안을 주는 곳은 없다"면서 "정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덧붙였다.
정원을 가꾸는 과정은 실패의 연속이다. 전문가라 하더라도 식물의 성장을 완벽히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그는 말한다. 모든 조건이 같아도 위도 차이나 광량의 미세한 변화로 생육에 실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에서 키워봤던 파란색 꽃양귀비가 한국에선 꽃을 피우지 못했어요. 작년엔 잘 자라던 식물이 올해엔 시들기도 하죠.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아요. 불완전한 것까지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하죠."
이처럼 실패를 반복하면서 정원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사람도 함께 성장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단순히 식물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는 게 아니에요. 정원을 가꾸는 사람은 그 안에 자신의 이상향을 담게 돼요.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죠." 그는 "정원은 식물과 사람이 관계를 맺으며 만들어지고, 그 안에 사람의 이야기가 쌓여 가는 공간이라는 게 저의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8년 전 부임한 이 그룹장은 자신의 철학에 따라 에버랜드 정원의 펜스를 모두 없앴다. "사람이 없는 꽃은 액자 속 그림이나 마찬가지예요. 보통 정원에 가면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안내문이 먼저 눈에 띄잖아요. 꽃도 사람이 있어야 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에버랜드 정원에 펜스가 하나도 없는 이유죠."
'꽃바람 이박사'는 정원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정원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하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이 그룹장은 말한다. 그는 "제 목표는 더 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는 경험을 해보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아파트에 화분 하나를 놓는 것으로 정원 가꾸기를 시작할 수 있어요. 꽃과 나무 사이에서 흙을 만지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위로받고 치유될 수 있죠."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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