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이네" "사과하세요" 막말·호통·삿대질 난무한 국회
앞서 한 차례 재표결 부결·폐기된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또다시 부결·폐기된 직후 여야가 강하게 충돌했다.
방청석에서 고성이 쏟아졌고, 야당이 규탄대회를 위해 회의 도중 이석하자 여당 일부 의원은 "개판이네"라며 반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야당은 여당을 향해 "의장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회는 25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재표결을 진행했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투표 결과 총 투표수 299표,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한 차례 부결·폐기됐으며 22대 국회에 재발의돼 지난 4일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난 9일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됐다.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된 후 방청석에서 대기중이던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 사이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네, 조용해 해주십시오"라고 수 차례 자제시켰고 이후 회원들은 국회 경위들의 안내에 따라 회의장을 차례로 떠났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석에서 "의장님" 이라거나 "퇴거명령을 내려달라" "개판이네"란 고성이 나왔다. 이에 우 의장은 여당석을 향해 "나가고 있지 않나. 나가고 있는데 개판은 무슨 개판인가"라며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우 의장은 또 "여야 합의에 의해 정회하지 않고 대기하기로 한 것"이라며 "15~20분 정도 야당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으니 잠시 대기해 달라"고 했다.
본회의장을 나온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된데 대한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규탄대회 이후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돌아온 뒤 여야 간 충돌이 격화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가 의장석 앞에 나아가 정회를 하지 않은 채 회의 도중 야당이 집회를 하도록 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우 의장은 "여야가 합의한 게 아닌가. 여야가 합의해 잠시 (규탄대회)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나와 '합의 사실'에 대한 진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수석이 "잠시 규탄대회를 하겠다고 했고 정회한다고 하면 정회하고, 그렇지 않다면 (회의가 열린 상태에서) 규탄대회를 하겠다 해서 OK(오케이)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에 "무엇을 오케이했나. 중간에 집회하는 경우가 어딨나"라고 반박했다.
우 의장은 이에 "합의를 한 것으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또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아까 '15~20분 정도 (규탄대회)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을 때 바로 나와서 합의되지 않은 것이라 말했어야 하지 않나"라며 "그랬다면 (야권 의원들이 잠시 퇴장하는 것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또 방청석에서 소란이 벌어졌지만 제대로 질서유지가 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이에 우 의장은 "세 번에 걸쳐 조용히 해달라 했고, 그 다음에 (방청 인원이) 경위 안내에 따라 나가는 중이었다"며 "그걸 못하도록 '입틀막'(입을 틀어 막다)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 도중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저한테 '개판'이라고 발언했는데 도대체 어느 의회에서 개판이라고 하나. 굉장히 유감"이라고 했다.
여야 간 진통은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공식적으로 의사진행발언을 각각 진행하면서 잦아들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강민국 의원이 의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개판이네'란 소리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깜짝 놀랐다"며 "이 부분에 대해 강력 규탄하고, 사과해야 하고, 국회 기준을 잡기 위해 우 의장께서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봐야겠다"고 했다.
이어 "(의사진행 관련 여당 측에) 양해를 충분히 구했고 그동안 관례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했다"며 "그런 가운데 불거진 사건에 대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입장이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항상 통보하는 식이다. 여지껏 민주당과 어떤 동의와 합의를 갖고 일을 할 수 없었다"며 "우리 의원들은 진심을 다해 의정활동을 하려 하는데 민주당 여러분들은 폭압적으로 소수당을 누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까지 여섯번째 본회의지만 합의 처리한 법안이 단 한 건이라도 있나"라며 "그러면서도 여러분들이 국회를 민주주의의 전당이라 일컬을 수 있나. 반성하시라"라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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