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히든챔피언] "페트병 라벨 뜯지 않고 버려도 문제없죠"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2024. 7. 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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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신 페트병을 분리수거할 때는 제품 정보가 적힌 라벨을 따로 떼서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기존 라벨 필름은 페트병 재활용 공정을 진행할 때 분쇄 후 세척하는 과정에서 조각이 물에 가라앉아 분쇄된 페트병 조각과 섞이는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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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화학공업 저비중 필름
병 세척할 때 저절로 분리돼
환경 오염·품질 저하 해결
토레타·요플레 제품라벨 적용
유럽 수출도…시장 선점 나서

다 마신 페트병을 분리수거할 때는 제품 정보가 적힌 라벨을 따로 떼서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절취선이 있지만 잘 뜯어지지 않고, 접착력이 강해 떼어내기 쉽지 않은 경우에는 그냥 버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수년 전부터 생수 제조사들이 무라벨 제품을 출시하게 된 이유다. 무라벨 페트병 사용을 늘리면 편하겠지만, 페트병 뚜껑에 표기할 수 있는 정보량은 한계가 있어 제품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플라스틱 필름 제조 중소기업 동일화학공업이 '저비중 수축 필름(Eco PP)'을 개발한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기존 라벨 필름은 페트병 재활용 공정을 진행할 때 분쇄 후 세척하는 과정에서 조각이 물에 가라앉아 분쇄된 페트병 조각과 섞이는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재활용 페트병의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다.

오영택 동일화학공업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저비중 수축 필름을 쓰면 분쇄 후 세척 과정에서 라벨 필름에서 떨어진 조각이물 위로 떠 자연스럽게 분리된다"며 "재활용 페트병의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식음료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 코카콜라보틀링이 이 같은 장점에 주목했다. 올해 1월부터 코카콜라의 이온음료 '토레타' 라벨로 채택한 것이다. 최근에는 빙그레의 '요플레 YOP(욥)'에도 납품을 시작했다. 환경부가 고시하는 포장 재활용 등급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이 회사 필름을 적용한 라벨엔 '뜯지 않아도 분리배출이 가능합니다'란 문구가 기재된다. 오 대표는 "이 밖에도 독일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10여 개국에 수출을 시작했다"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라벨 필름이기 때문에 적용 기업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비중 수축 필름이 물에서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것은 폴리올레핀(Polyolefin) 계열의 원료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기존 페트병에 적용되는 것보다 라벨의 필름 비중을 30% 이상 줄였다. 오 대표는 "수(水)분리 공정을 할 때 물에 가라앉지 않고 뜸으로써 파쇄된 플라스틱 페트병 조각과 완벽하게 분리된다"며 "양질의 재활용 재료를 얻을 수 있게 돼 재활용 플라스틱 업계에서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이 강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PCR 플라스틱) 사용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재활용을 하면 플라스틱을 단순히 소각하는 것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2015년부터 역내 수입되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에서 재활용 플라스틱 비중을 20% 이상으로 의무화했고, 2030년에는 30%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한국도 20%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오 대표는 "재활용 최우수 등급인 저비중 수축 필름은 경쟁 제품과 비교할 때 필름 자체 투명도가 훨씬 빼어나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라벨 필름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동일화학공업 제품은 친환경 라벨 필름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미국 화학회사 CCL라벨이 개발한 수축 필름보다 30%가량 저렴해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나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필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97억달러였다. 올해부터 연평균 4.5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2년에는 2411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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