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필요 없다”…관광객 오지 말라는 이 나라들 [디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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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마다하는 관광지가 그동안 있었을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유럽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7억900만명으로 추산된다"면서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에 현지인들은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발리는 지난 2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관광세를 도입했지만 네 달 만에 5배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4월 말에 세계 최초로 당일치기 관광객에 하루 5유로(약 7500원)를 받던 입장료를 두 배로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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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사람을 마다하는 관광지가 그동안 있었을까.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나고 관광 수요가 폭발하자 세계 유명 관광지들은 “이제 그만 오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현지인들의 일상이 파괴되자 일부 국가는 관광객 수를 제한하거나 별도의 세금을 매기는 등 정부 차원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스페인 곳곳에서 물총 쏘며 시위...오버투어리즘 반대=올해 스페인에선 관광객을 규탄하는 시위가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난 21일 스페인 마요르카에선 수 천 명의 시민들이 오버투어리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섬에 관광객 폭증으로 도시 내 소음 증가와 임금 하락, 주택 가격 상승 등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달 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수 천 명의 시위대가 도심에서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쏘고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며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가두행진을 벌이면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식당 테라스에 출입금지라고 쓴 표식을 붙이기도 했다.
지난 4월에도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에서 주민 수만명이 ‘오버투어리즘’ 반대 시위를 벌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유럽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7억900만명으로 추산된다”면서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에 현지인들은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상에 키스하고 몸 비비고…관광객 몰지각 행위 ‘눈살’=일부 관광객들의 몰지각한 행위도 현지인들의 혐오감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7일 영국 BBC방송은 최근 이탈리아 피렌체를 찾은 한 여성 관광객의 추태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공분을 샀다고 보도했다.
‘웰컴 투 플로렌스(피렌체의 영어 표기)’라는 SNS 계정에 따르면 피렌체 시내에서 로마 신화의 ‘술의 신’인 바쿠스의 동상에 한 여성이 매달려 추태를 부리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여성은 동상 위에 올라가 입을 맞추는가 하면 왼쪽 다리를 걸치고 끌어안고 몸을 비비는 등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동작을 취했다고 BBC는 설명했다.
▶발리·일본·유럽 등 ‘관광세 카드’ 대응=넘쳐나는 관광객에 대응해관광세를 도입하는 정부도 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발리는 지난 2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관광세를 도입했지만 네 달 만에 5배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지 매체 더발리선 등에 따르면 발리 주 의회는 10달러(약 1만3800원) 수준의 관광세를 50달러(약 6만9000원)로 올릴 생각이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요금에 세금을 징수하는 지방 정부가 늘어나고 있다. 도쿄도·오사카부 등 지방 정부 12곳이 이미 숙박세를 징수하고 있으며, 홋카이도·미야기현을 비롯한 40곳 이상이 도입을 선언했다. 지난 3일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는 “2026년 4월부터 숙박세를 받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북부 베네치아는 내년부터 관광객에 하루 10유로의 입장료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말에 세계 최초로 당일치기 관광객에 하루 5유로(약 7500원)를 받던 입장료를 두 배로 올린 것이다.
암스테르담 역시 올해 관광세를 더 올렸다. 암스테르담은 올해부터 육로를 이용한 관광객의 경우 현재 호텔 숙박비의 7% 범위에서 관광세를 물리고 있는 것을 12.5%로 끌어올리고, 수로를 이용한 관광객의 경우 주간에 유람선을 타는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관광세 8유로를 11유로로 인상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도 크루즈 기항 관광객에게 물리는 하루 7유로의 세금을 대폭 올리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관광객 직접 통제 나서는 유럽 정부들=정부 지침으로 방문객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인근에 위치한 브레하 섬의 지방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섬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 사이의 관광객은 4700명만 출입이 허용된다.
브레하 섬의 올리비에 카레 시장은 “사람들이 오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며 “관광들이 올 때 더 나은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고 취지를 밝혔다.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는 지난 5월부터 허가된 장소 밖에서 관광객들이 술을 마시는 것을 금지했다.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에선 혼잡을 줄이기 위해 단체 관광 인원을 25명으로 제한했고, 관광 안내 과정에서 확성기 사용을 금지했다. 바르셀로나는 주택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1만 가구에 달하는 에어비앤비 숙박 시설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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