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에 어린이 친화적 해변을 찾아줘”...휴가 계획, 그 녀석이 다 짜준다

김성모 기자 2024. 7. 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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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AI에게 부탁하는 여름 휴가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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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의균

‘임무는 명확했다. 인공지능(AI)이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노르웨이 여행을 얼마나 잘 계획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는 것이었다.’

바야흐로 여름휴가 시즌. AI가 요즘엔 여행 플래너 겸 가이드로 등극하는 시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AI를 가이드로 삼은 첫 노르웨이 여행’이란 제목의 기사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며, 여행 가이드 역할을 한 AI 셋을 골라 비교 체험한 기사를 냈다. 비서로 간택된 AI는 ‘베케이(Vacay)’ ‘마인드트립(Mindtrip)’ ‘챗GPT’. 세 비서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가며 주인님의 여행 일정을 짜고, 교통편과 숙소를 잡는 등 여행을 돕는다. AI가 여행과 접목되며 완전히 달라진 여행 문화가 태동하고 있다. 여행 책자를 들고 다니거나 블로그 글을 탐독하던 시대에서 AI로 맞춤형 여행 계획을 짜는 시대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해리스폴이 실시한 최근 설문에서 이미 미국인의 약 70%가 “여행 계획을 짤 때 이미 AI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할 계획”이라 답했다.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WEEKLY BIZ는 AI를 활용한 여행 팁을 알아봤다.

◇여러 비서를 고용하라

여행 계획을 짤 때 AI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익스피디아 그룹의 라티 머시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람들은 여행을 앞두고 수많은 선택과 고려 사항을 두고 금세 질리기 마련인데, 이때 AI가 산적한 선택의 기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우선 목적지를 짤 때부터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등과 같은 범용 AI는 물론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는 여행 전용 AI 서비스를 활용하면 본인과 여행 동반자들의 선호도에 맞춘 여행지를 추려내기 쉽다. 여기에 내 예산에 맞는 항공권 찾아내기, 유명한 관광 명소에 인접한 숙소 예약하기 등 각 단계별로 AI 가이드는 훌륭한 조언가가 된다.

AI 여행 팁을 종합해보면, 가장 첫손에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내가 꿈꾸는 여행지 조건과 여행 가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제시하라’는 것이다. ‘따뜻한 기후에 어린이 친화적인 해변이 갖춰져 있고, 화려한 밤 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골라줘’와 같은 구체적인 조건을 달아 AI에 물어봐야, 보다 관련성이 높은 관광지를 찾아낸다고 테크 잡지 MIT(매사추세츠공대) 테크놀로지리뷰는 전한다.

여행 목적지가 정해졌다면 다음은 여행 일정 짜기다. 이때에도 며칠 동안 여행지에 머물지, 함께 가는 인원은 어린이와 노인, 반려 동물이 포함되는지, 관심사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AI에 알려주고 주문해야, 취향에 맞는 추천지와 일정이 제시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AI 도움을 받을 땐 최소 2~3개의 AI에 질문해 비교해 보란 게 ‘꿀팁’ 중 하나다. 여행에 이용되는 AI들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레일라(Layla)와 같은 AI는 한국어를 곧장 인식할 수 있는 반면, 아직 영어로 물어봐야 제대로 답변이 나오는 AI도 있다. 중간 채팅 기록을 저장하는지 여부, 여행 일정을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기능이 있는지 여부 등도 AI마다 다르다. 아직 무료로 이용 가능한 AI도 있지만, 월 이용료를 내야 프리미엄 서비스를 보여주는 서비스도 있다. 테크 매체 메이크유스오브(MakeUseOf·MUO)는 ‘즉시 여행 일정을 얻을 수 있는 7가지 무료 여행 AI로 ‘레일라’ ‘원더플랜(Wonderplan)’ ‘플랜 바이 익시고(PLAN by ixigo)’ ‘아이플랜(iplan.ai)’ ‘큐리오시오(Curiosio)’ ‘여행 플래너 AI(Trip Planner AI)’ ‘베케이(Vacay)’ 등을 꼽기도 했다.

◇맹신하지는 마라

AI를 여행 비서 삼아 계획을 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뭘까. 경계 1순위는 AI가 내뱉는 그럴듯한 거짓말 할루시네이션(환각·AI가 생성한 정보에 허위 정보가 포함되는 현상)이다. 실제로 WEEKLY BIZ가 한 여행 계획 전문 AI에 ‘한국 제주도에서 4일 동안 보낼 여행 일정을 짜달라’고 요구했더니, 뜬금없이 지중해의 몰타 해변이 포함된 여행 일정이 뜨기도 했다. 럭셔리 여행 컨설턴트인 에리카 재코위츠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 “AI는 아직 70~80%의 정확도로 일반 정보를 수집하는 수준”이라며 “등급을 따지자면 아직 ‘C등급’”이라고 했다.

AI는 호텔이나 음식점, 박물관 등이 영업을 중단했는지, 이름을 바꿨는지 등 최신 정보를 아직 반영하지 못 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추가 검색을 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을 여행할 땐 더 AI 거짓말에 조심하란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여행 사이트 카약의 매티어스 켈러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은 “만약 미국 (작은 마을인) 아이다호주 쇼쇼니 카운티의 좋은 커피숍이 어딘지 AI에 물어봐라. 아마도 답변은 그냥 만들어낸 거짓말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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